이미지 크게보기출국전 문답 안덕근(가운데)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이 미국과 ‘반도체지원법’ 조건 완화를 협의하기 위해 8일 인천국제공항에서 워싱턴DC로 출국하기 전 기자들과 문답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 안덕근 통상본부장 긴급방미

美상무부·백악관과 사전 협상
中투자 금지 등 독소조항 관련
경영·기술권 침해할 우려 강조

김성한 “韓기업 불이익 없도록
긴밀히 소통해 필요 조치 모색”

오는 4월 26일 한·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미국 반도체 보조금 독소조항이 양국 간 최대 현안 중 하나로 떠오른 가운데,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이 8~10일 미 워싱턴DC를 긴급 방문해 사전 협상에 나선다. 안 본부장은 보조금 지급의 근거가 되는 ‘반도체지원법(CHIPS and Science Act)’ 세부 지원 조건 완화를 요청하고, 보조금 수령 시 10년간 중국 내 반도체 설비투자를 제한하는 ‘가드레일’(안전장치) 조항 세부 내용에 대한 우리 기업들의 우려를 전달하며 미국을 압박·설득하기 위해 총력전을 펼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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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 본부장은 다음 달 윤석열 대통령의 미국 국빈방문에서 핵심 의제로 떠오른 미 반도체 보조금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예정에 없던 미국 출장길에 올랐다. 그는 출국길에 기자들과 만나 “보조금 지급 요건과 수출통제 등 여러 현안에서 글로벌 기준에 맞지 않게 과도한 요건이 있다”며 “양국이 구축해온 공급망 문제를 해결하고, 우리 기업들이 사업을 안정적으로 운영할 수 있도록 방법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안 본부장은 상무부와 백악관 등 미 정부 고위급 인사와 미 의회, 주요 싱크탱크와 접촉하고 반도체 보조금 관련 협상을 벌인다. 미국을 방문 중인 김성한 국가안보실장은 이날 “동맹인 한국의 기업이 불공평한 대우를 받거나 예기치 못한 불확실성에 직면할 가능성을 최소화하기 위해 긴밀히 소통해서 필요한 조치를 모색하기로 했다”고 강조해 해법 마련에 대한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안 본부장은 현재 포함된 보조금 지급 조건에 대해 △불확실성 증가 △기업의 본질적 경영·기술권 침해 우려 △대미 투자 매력도 저하를 초래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며 미국을 압박한다는 전략이다. 업계에서는 미 국가안보기관에 미국 내 생산시설 접근을 허용해야 한다는 조항의 경우 영업기밀이 누설될 가능성이 크다고 반발하고 있다. 현금 흐름이나 수익률 등이 담긴 재무 계획서를 제출하도록 하고 보조금을 자사주 매입 등에 사용할 수 없게 한 점은 경영권을 침해한다고 우려한다. 중국 내 반도체 생산 능력 확대를 금지하는 조항도 중국 내 생산량 감소와 공장 폐쇄까지 야기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안 본부장은 아울러 미국의 반도체 공급망 안정성·고도화,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 안정성 측면에서도 한국 기업의 협력과 정상적 경영활동이 필수적임을 내세워 미국을 설득한다는 방침이다.

박수진 기자 sujininva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