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지난해 11월 윤석열 대통령이 아세안 정상회의 기간 중 캄보디아 프놈펜 현지에서 열린 한·미 정상회담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악수를 하는 모습. 연합뉴스

■ 尹, 내달 국빈訪美 의미

국민 체감할 수 있는 수준으로
핵우산 실행력 확대 적극 모색
미래기술 경제안보 논의 구체화

한미동맹 70년 맞아 밀착 가속
中반발 등 한중관계 관리 과제

4월 26일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리는 한·미 정상회담에선 양국의 ‘행동하는 동맹’을 국민이 체감할 수 있을 만큼 강력한 수준으로 진화시키기 위한 구체적인 방안이 논의될 예정이다. 더 강력한 핵우산을 토대로 안보 협력 동맹으로 진화하겠다는 것이 대통령실의 설명이다. 70년간 축적된 한·미 동맹을 한 단계 격상하겠다는 목표를 세웠지만, 중국의 반발에 따른 한·중 관계 악화는 과제로 남을 전망이다.

김성한 대통령실 국가안보실장은 7일(현지시간) 워싱턴DC에서 특파원들을 만나 “윤석열 대통령의 국빈 미국 방문을 계기로 한·미 동맹의 대북 핵 억제 실행력을 한층 강화할 방안을 적극 모색하기로 했다”며 “(이번 윤 대통령 미국 방문에서 양국은) 날이 갈수록 고도화하는 북한의 핵과 미사일 위협에 직면해 한·미 동맹의 기본 임무인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 수호에 충실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북한의 핵·미사일 도발 심화에 대응한 미국의 전략자산 전개, 한·미 연합훈련 확대 등을 추진해온 한국은 미국 정부와 대북 확장 억제 실행력을 획기적으로 높이는 방안을 집중적으로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미국의 핵 능력이나 집행, 기획 등 절차에 한국도 참여하고 이런 절차를 제도화할 것을 미국에 요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고위당국자는 한·미가 지난달 실시한 확장억제수단 운용연습(DSC TTX)을 “세미나식에서 훈련에 가까운 TTX로 변화해야 할 것”이라며 “최근 일련의 진전이 확장억제 강화의 끝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쿼드(Quad) 참여 등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군사적 안보 협력을 더욱 강화하는 방안도 논의된다. 정부 당국자는 “쿼드에 우리가 아직 들어가지 않은 상태지만 윤석열 정부는 인도·태평양 전략에서 쿼드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중국 견제 협의체인 쿼드는 현재 미국과 일본, 호주, 인도 등 4개국이 참여하고 있다. 조 바이든 행정부 출범 이후 정상급 회의체로 격상돼 비중이 커졌다. 정부는 쿼드 실무그룹 활동을 통해 관계를 맺은 후 공식 가입하는 수순을 계획하고 있다. 다만 쿼드가 중국을 겨냥하고 있어 한국의 쿼드 가입으로 한·중 간 마찰이 불가피하다는 우려도 적지 않다. 양국은 미래 첨단기술과 경제 안보, 문화·인적 교류 분야에서도 논의를 시작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다양한 분야에서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협력 방안을 도출할 것”이라고 했다.

한편 정부는 3월 중순 한·일 정상회담, 4월 말 방미를 앞두고 북한이 도발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전날 국정원은 국회 정보위원회 업무보고에서 “북한이 한·미 연합훈련과 정상회담이 예정된 3, 4월에 핵과 재래식을 결합한 대규모 훈련을 전개하고 신형 고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발사할 소지가 있다”며 “김정은 국무위원장 지시에 따라 4월 중 정찰위성 발사 가능성도 있다”고 보고했다.

김윤희·서종민 기자 wor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