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맞서 아시아 동맹들 밀착”
외신들 관계개선 의미 분석

6일(현지시간) 외신들은 한국 정부의 강제 징용 해법안이 중국의 군사력 증강 움직임에 맞물려 나왔다는 점에 주목했다. 중국의 ‘마이웨이’ 행보에 한·미·일이 밀착하기 시작했고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서방 동맹의 압박을 받는 러시아처럼 중국 역시 같은 길을 걷게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한편 유엔과 유럽연합(EU) 등 국제사회는 일제히 한국 정부의 결정에 환영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날 한국 정부가 ‘제3자 변제’ 방식으로 강제 징용 문제를 풀어 보겠다는 입장을 발표한 데 대해 “한·일 양국의 화해는 중국의 군사력 강화에 영향을 받은 가장 새로운 움직임”이라고 평가했다. WSJ는 특히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며 그 이웃 국가들이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로 결집했듯, 중국의 군사력 증강으로 태평양 지역 내 미국 주도의 동맹이 강화됐다”고 했다. 이어 “러시아처럼 중국 역시 압박을 받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일본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 신문도 “동북아 안보 환경이 불안해지며 한·미·일 협력을 강화하기 위해 (한·일 양국이) 강제 징용 문제 해결에 나설 수밖에 없었다”고 분석했다. 실제 중국은 올해 국방비를 지난해 대비 7.2% 증액한 바 있다. 특히 이 같은 움직임은 한·일 이전에 필리핀, 호주 등 다른 미 동맹국들에서도 관측됐다고 WSJ는 전했다. 로드리고 두테르테 전 필리핀 대통령의 친중 행보에서 친미로 돌아선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현 필리핀 정권이 대표적이다. 필리핀은 최근 자국 내 미군 주둔 기지를 확대했고, 주둔 병력도 대폭 늘렸다. 호주는 미국·영국과 오커스(AUKUS) 동맹을 맺은 후 핵 추진 잠수함을 도입하기로 한 바 있다.

한편 국제사회는 강제 징용 해법안 제시가 “미래지향적 조처”라며 입을 모아 환영했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미국의소리(VOA)에 “최근 한·일 간의 긍정적인 교류와 미래지향적인 대화를 환영한다”고 밝혔다. EU 대외관계청(EEAS)도 이날 성명을 내고 “한·일 양국의 긴밀한 협력은 자유롭고 개방된 인도·태평양 지역을 촉진하는 데 있어 핵심축”이라고 강조했다.

김현아·김선영 기자 kimhaha@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