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프랑스 포토니스사가 개발한 기존 18mm 영상증폭관 대비 성능이 업그레이드된 16mm 영상증폭관이 적용된 4세대 신형 영상증폭관이 적용된 4안(眼) 야간투시경. 포토니스 제공

스리지에 佛 포토니스사 CEO ”단안식 야간투시경 5만여정 한국군 보급“
”우크라戰 이후 더 가볍고 선명하게 볼 수 있는 양안식 야간투시경 각광“

지난 1월 육군은 유사시 북한 수뇌부를 제거하는 이른바 ‘참수작전’ 임무를 수행하는 특전사 특수임무여단(제13여단)의 동계 훈련 영상을 공개했는데 영상 속 특수부대원들은 ‘워리어 플랫폼’이라 불리는 첨단 개인 전투체계를 착용하고 시가진 전투 훈련을 수행하는 모습이 눈길을 끌었다.

특수부대원들 ‘워리어 플랫폼’중 유독 눈에 띈 장비는 방탄헬멧에 착용된 다양한 야간투시경이었다. 일부 대원들은 렌즈가 1개 달린 단안(眼)형 야간투시경(Night Vision Device)을 헬멧에 장착하고 있었으며, 4개의 렌즈가 달린 ‘4안(眼)’ 야간투시경을 착용한 특수대원들도 눈에 띄었다.

야간투시경은 적외선 영역의 미세한 빛을 증폭하는 영상증폭관(Image Intensifier)을 통해 어둠 속에서도 사람이나 물체를 볼 수 있게 해주는 장비로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이후 ‘전장의 게임체인저’로 주목받고 있다. 최신 야간투시경을 쓴 우크라이나 병사들은 최근에도 야간 매복작전을 통해 러시아 전차부대를 궤멸시키는 데 큰 역할을 하면서 전 세계가 성능이 우수한 야간투시경 개발·보급에 힘을 쏟고 있다.

우리 군도 지난 2005년 프랑스 포토니스(Photonis)사의 18mm 영상증폭관이 탑재된 단안형 야간투시경 도입을 시작으로 2018년 육군 보병부대에 배치를 완료했다. 앞으로 워리어플랫폼 사업을 통해 프랑스 미국 등 최신 야간투시경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한국군에 야간투시경을 최초 보급한 포토니스사 CEO 제롬 스리지에(Jerome Cerisier)와 서면인터뷰를 갖고 변화하는 야간투시경 기술 진화 및 보급현황 등에 대해 들어봤다. 포토니스는 탐지와 영상화, 빛 관련 기술을 개발하는 회사로 국방과 보안, 과학 및 산업 여러 분야에 적용되는 영상증폭관과 탐지장비, 카메라, 고성능 센서 등을 개발하는 회사다. 스리지에 CEO는 ”자외선부터 가시광선, 적외선 등 모든 대역폭에 대응할 수 있는 영상증폭, 카메라, 탐지 기술 등을 보유해 전투 야간투시장비를 비롯해 고속카메라, 반도체 공정, 배터리 시험, 전력 유지보수 등 장비를 개발한다“고 소개했다.

이미지 크게보기 세계 최고 수준의 야간투시경 제조사 프랑스 포토니스 CEO 제롬 스리지에(Jerome Cerisier). 포토니스사 제공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야간투시경의 중요성이 확인됐다.

”우크라이나 전쟁은 야간전투의 중요성을 여실히 보여줬다. 깜깜한 밤에 적군이 멈췄을 때 아군에겐 전략적 이점이 생긴다는 것이다. 우크라이나 병사들은 야간투시경을 착용하고 이와 같은 전략적 이점을 백분 활용했다. 또 한 가지 강조하고 싶은 점은 전쟁은 언제 어디서 일어날지 모르며, 전쟁 발발 시에는 가지고 있는 전투장비를 들고 참전해야 한다는 것이다. 전쟁에 필요한 전투 장비를 기다릴 여유가 없다. 언제 어디서든 야간투시경과 같은 장비는 준비돼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전 세계적으로 개인 전투장비 보급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 특히 야간투시경의 소요는 크게 늘고 있다. 포토니스는 제품 성능을 향상시키기 위한 연구개발을 지속적으로 해오고 있다.“

-최근 개발한 4세대 신형 영상증폭관의 성능은.

”포토니스는 지난 20여년 간 한국 협력사를 통해 단안형 야간투시경과 주야간 조준경 등의 제품을 납품했다. 이를 통해 포토니스가 개발한 영상증폭관 수천개가 수출됐다. 현재는 기존 18mm 영상증폭관 대비 성능이 업그레이드된 16mm 영상증폭관을 개발한 상태다. 16mm 영상증폭관을 기반으로 개발된 4세대 야간투시경은 기존 제품보다 탐지·인식·식별 기능이 대폭 향상됐으며, 크기는 작아지고 무게는 가벼워진 것이 특징이다.“

-한국 방산시장에 대한 평가는.

”한국은 아시아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방산 시장이고 최첨단 기술을 요구하는 까다로운 시장이기도 하다. 포토니스는 한국시장에서 20여년 간 협력관계를 이어오고 있으며 가격경쟁력 등 한국시장의 요구 조건을 충족시켜왔다. 한국시장에서의 경험과 경쟁력을 바탕으로 앞으로 한국 방산시장 진출 확대를 추진할 것이다. 한국군이 최적의 기술을 활용할 수 있도록 방산기술과 제품을 제공하는 것이 목표이다. 포토니스가 개발한 4세대 영상증폭관은 현재 유럽국가의 표준 야간투시경이 되고 있는 점을 고려해 이 기술을 한국군에게도 제공하고 한국측과 협력할 수 있는 기회를 갖고 싶다. “

-포토니스 등이 개발, 공급한 구형 단안식 야간투시경에 대해 일부 논란이 있었다.

”사실과 다른 도로, 정확한 사실관계를 모르는 상황에서 오해가 발생한 것이다. 포토니스가 납품한 야간투시경에 기술적 결함이 있었다면 한국 국방부나 방위사업청에서 납품 중단을 결정했을 것이다. 포토니스는 전 세계적으로 백만 개 이상의 영상증폭관을 생산 및 납품하고 있으며 전장에서 가장 검증된 장비로 정평이 나 있다. 많은 유럽 국가들을 비롯해 미국, 영국, 캐나다, 호주, 뉴질랜드 등 ‘파이브 아이즈(Five Eyes)’ 국가들이 포토니스 영상증폭관을 채택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

정충신 선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