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선거제도 개혁 방안 모색 토론회 국회 초당적 정치개혁 의원모임이 27일 ‘선거제도 개혁 방안 모색’ 을 주제로 중대선거구제 도입과 관련 전문가 토론회를 개최했다. 최형두 국민의힘 의원실.

27일 경제사회연구원과 공동 주최 ‘선거제도 개혁 방안 모색’ 토론회
한의석 "지역주의 완화 가능" "같은 정당 내 후보 난립, 파벌 정치 심화 우려"
조원빈 "비례대표 의석 50석 늘리되 공천 투명성·공정성 확보 방안 필요"


국회가 2024년 국회의원 총선거에 적용할 선거구제 개편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가운데, 윤석열 대통령이 띄운 중대선거구제 도입 문제를 논의하기 위한 전문가 토론회가 열렸다.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정개특위)가 현행 소선거구제를 개혁하기 위해 다양한 개편안을 두고 심사에 들어간 상황에서 중대선거구제가 하나의 대안으로 부상할 수 있을 지 주목된다.

여야 초당적 정치개혁 의원모임은 27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경제사회연구원과 함께 ‘선거제도 개혁 방안 모색’을 주제로 토론회를 개최했다. 이날 토론회에서는 현행 소선거구제의 문제점인 거대 양당 중심의 ‘승자독식 정치’, 영·호남 지역 갈등을 완화하기 위한 제도 중 하나로 언급되는 중대선거구제가 집중적으로 논의됐다. 초당적 정치개혁 의원모임 여당 간사인 최형두 국민의힘 의원은 "4인 또는 5인 선거구제를 도입하면 다양한 정당이 득표율에 따라 의석 수를 배분해 소수 정당의 국회 진출 기회가 넓어지고, 유권자들의 다양한 선택을 보장하는 방법이 될 수 있어 득표율과 의석수의 비례성을 개선하는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첫 발제자로 나선 한의석 성신여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2차 대전 이후 중선거구제를 도입한 일본 중의원(하원)의 사례를 발표했다. 한 교수는 "일본에서는 중선거구제 도입 이후 같은 정당 내에서 여러 후보가 공천을 얻기 위한 과정에서 파벌 정치과 금권(부패 정치)가 만연해지는 등 문제점이 나타났다"며 "결과적으로 자민당 1당 우위 체제가 심화 됐다"고 설명했다. 한 교수는 일본이 중선거구제에서 소선거구제로 선거제도를 개편한 점을 거론하며 "1998년 (신)민주당이 결성되고 (여당인 자민당 대신)2009년 민주당이 집권하면서 긍정적으로 평가를 받았다"고 했다.

다만 2009년 선거에서 민주당이 압승해 집권한 것은 소선거구에서의 격차가 비교적 작아 불안정한 승리였고, 야당들의 분열, 자민당 우위 체제를 공고하게 해 준 요인의 하나라고도 지적했다. 한 교수는 "우리나라가 중선거구제를 채택하면 다당제에 따른 갈등과 지역주의 문제 등을 완화할 수 있다"면서도 "같은 정당 내 다수 후보자가 출마해 특정 정당 우위 체제가 성립될 가능성이 있고 파벌 정치도 심해질 수 있는 만큼 선거구 획정과 의원정수, 투표 방식 등 다양한 요인을 고려해 제도적으로 보완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진표 국회의장이 제시한 ‘비례대표 의석수 확대’를 강조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조원빈 성균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비례대표 의석의 증가 없이 선거의 비례성과 대표성을 확대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며 "비수도권 구역의 비례대표 의석을 50석 늘릴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다만 조 교수는 "비례대표 의석 확대에 대한 국민적 공감대 확보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국민들이 국회의원 숫자를 늘리는 데에 민감하게 생각하는 만큼 공론화 과정 등을 거쳐야 한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조 교수는 "민주적 투표 절차에 따라 후보자를 결정하고, 후보자 추천 절차의 구체적인 사항을 당헌 및 당규로 정하는 등 비례대표 후보자를 공천하는 과정에서 투명성과 공정성 확보를 위한 방안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토론자로 나선 허민 문화일보 전임기자도 "여야 협치의 제도화를 위해선 비례대표 의원을 대폭 증원하되, 국회의원들의 기득권을 내려놓는 노력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미지 크게보기초당적 정치개혁 의원모임 국회 초당적 정치개혁 의원모임이 2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주최한 선거제도 개혁 방안 모색 토론회에서 소속 의원 등 참석자들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최형두 국민의힘 의원실.

초당적 정치개혁 의원모임 운영진은 "기획위원회(중진의원 5인: 정성호, 전해철, 이종배, 조해진, 심상정 의원)를 구성해 정치개혁안 도출을 위한 논의를 지속하고, 여야 지도부와 국회의장, 대통령실과도 정치개혁의 시급성과 중대성에 대해 긴밀히 협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편 정개특위는 국회의장 직속 헌법개정 및 정치제도 개선 자문위원회, 초당적 정치개혁 의원모임 등에서 제시된 선거구제 개편안을 심의하고 있다. 크게 소선거구제와 비례대표제(병립형 또는 연동형), 도농복합형 중대선거구제와 비례대표제(권역별 연동형 등), 전면적 비례대표제 등 복수의 개편안이 논의 안건으로 올라가 있다.

최지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