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17일(현지시간) 아르헨티나 라팜파주 형사법원 인근에서 지난 2021년 11월 학대로 사망에 이른 5세 아동 루시오 두푸이의 동성 커플 부모를 강력 처벌하라는 시민들의 시위가 벌어지고 있다. AFP·연합뉴스

아르헨티나에서 동성 파트너의 아들을 학대해 숨지게 한 20대 여성과 이를 방조한 친모가 평생을 감옥에서 보낼 위기에 처해졌다.

17일(현지시간) 현지언론에 따르면 라팜파주 형사법원은 살인 혐의 등으로 기소된 아비가일 파에스(28)와 마그달레나 에스포시토 발렌티(25)에 대해 종신형을 선고했다. 파에스는 지난 2021년 11월 동성 파트너인 발렌티의 5세 아들인 루시오 두푸이를 폭행해 숨지게 한 혐의 등으로 기소됐다.

아들이 폭행을 당할 당시 친모인 발렌티는 직장에서 일을 하고 있었지만, 수년간 계속된 파에스의 학대 행위를 방조하고 이에 가담한 사실이 확인돼 재판에 넘겨졌으며 결국 유죄 판결을 받았다. 현지 경찰의 조사 결과 발렌티와 파에스는 메신저를 통해 "(아들이) 없었으면 좋겠다" "아들보다 네가 더 중요하다" "잘못을 저질러서 내가 때렸고, 방안에 가두고 유치원에 보내지 않겠다" 등의 말을 주고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동성 커플의 학대에 시달리던 루시오의 사망 원인은 폭력으로 인한 장기 파손 및 내부출혈이었지만, 오래된 멍들과 골절의 흔적이 발견돼 오랜 기간 학대에 시달렸다는 사실도 밝혀졌다.

그러나 아르헨티나 형법상 ‘종신형’은 사안에 따라 35년 수감 후 보호관찰을 요구할 수 있고, 보호관찰로 10년이 지나면 자유의 몸이 될 수 있어 현지에서도 논란이 됐다. 직접 폭행을 해 루시오를 숨지게 한 파에스와는 달리 친모 발렌티는 보호관찰 신청이 가능해 자유를 얻을 가능성도 남아 있기 때문이다.

일부 시민들은 법원 앞에서 이들에 대한 강력한 처벌을 요구하는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루시오의 친할아버지는 성적학대와 남성혐오를 추가해 항소할 것이라고 밝혔다.

박준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