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개방형 냉장고에도 문 달았어요 한국전력공사와 대한설비공학회 조사 결과, 전국 백화점과 대형마트, 편의점 등의 개방형 냉장고에 문을 달아 도어용으로 개조·교체하면 전력 사용량을 50% 줄일 수 있다. 연간 48만 가구가 쓰는 전력량이 절약된다. 사진은 13일 서울 송파구 롯데마트에 있는 도어형 냉장고. 연합뉴스

■ 1월치 ‘폭탄 고지서’에 멘붕

“전기요금도 올랐을텐데 걱정”
주부·자취생·자영업자들 한숨

내달 전기·가스요금 인상 예고
전문가 “고물가 한동안 계속돼”

이미지 크게보기

서울 중구 신당동에 사는 최모(46) 씨는 최근 난방비 고지서를 받아들고 깜짝 놀랐다. 1월에 7만 원 나왔던 난방비가 2월 14만 원으로 2배나 더 나와서다. 최 씨는 “우리 집은 보온이 잘되는 편이라 난방을 많이 틀지 않았는데도 이렇게나 많이 나왔다”며 “앞으로 나올 전기요금도 올랐을 텐데 걱정스럽다”고 말했다.

최 씨뿐 아니라 최근 1월분 난방비가 반영된 청구서를 받아든 시민들은 지난달에 이은 ‘폭탄 고지서’에 ‘멘붕’에 빠졌다. 서울 강남구 84㎡ 아파트에 사는 박모(57) 씨는 “지난해 12월 난방비가 전월 대비 60% 이상 오른 14만 원 정도 나와 최근에는 아끼고 아껴 쓰고 난방을 최대한 자제했다”며 “그런데도 1월 치가 16만 원 나왔다”고 말했다. 자취생들에게도 난방비 폭탄은 예외가 아니다. 원룸에서 거주 중인 A 씨는 SNS에 “지난달 난방비 5만 원도 놀랐는데, 이번 달은 7만9000원이 나왔다”고 하소연했다.

특히 사업장 내 난방비·전기요금이 크게 늘어난 자영업자들의 시름도 깊어지고 있다. 서울에서 식당을 운영 중인 B 씨에게는 전달보다 70만 원 늘어난 230만 원대 관리비 고지서가 날아왔다. B 씨는 “이러니 음식값을 인상하지 않을 수 있겠느냐”고 말했다.

2월 들어 기온이 다소 오르며 2월 사용분이 반영된 3월부터는 난방비 청구액이 줄어들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하지만 이번 정부는 가스·전기요금을 단계적으로 인상하겠다는 방침이어서 요금 부담은 이어질 전망이다. 지난 정부는 원전 축소 등으로 불어난 요금 인상 요인을 인위적으로 억눌렀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당장 다음 달 2분기 가스 및 전기요금 인상 여부가 발표된다.

이창양 산업통상자원부 장관도 9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취약계층 난방비 대책을 확대하면서도 전기·가스요금은 인상하겠다는 뜻을 재차 밝혔다. 이 장관은 “에너지 요금은 시장원리에 기반해 단계적으로 정상화하고, 에너지 저소비·고효율 구조로의 전환을 차질없이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석병훈 이화여대 경제학과 교수는 “난방비 부담은 3월부터는 줄어들 수 있으나 가스비는 외식 등 개인사업자들에게는 앞으로도 큰 부담이 된다”며 “대면 접촉이 늘면서 서비스 수요도 증가하기 때문에 가스비 등 공공요금 인상이 서비스 원가 상승을 부추겨 고물가는 한동안 계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석 교수는 “정부가 공공요금 인상을 인위적으로 억제할 경우 공기업들의 부채 증가로 이어져 세금 투입을 초래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박수진·전세원·유민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