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원전 발전량 역대 최고

작년 17만GWh 돌파…11%↑
석탄·가스 발전량은 2% 감소

윤석열 정부가 지난해 5월 출범하자마자 강력하게 드라이브를 걸었던 원전 생태계 복원 작업이 구체적인 성과로 나타났다. 지난해 원전 발전량이 역대 최대 규모를 나타낸 것은 정부가 에너지 안보와 전력수급 안정화를 위해 원전을 주요 발전원 중 하나로 활용하겠다는 정책 방향을 세우며 국내 원전 가동률을 적극적으로 높인 결과라는 분석이 나온다. 우리나라뿐 아니라 천연가스를 중심으로 러시아의 ‘에너지 자원 무기화’ 공세가 거세지면서 유럽을 비롯한 각국의 ‘원전 회귀’가 이어지고 있다.

14일 한국전력공사·한국수력원자력 등에 따르면, 지난해 석탄과 가스를 활용한 발전량이 감소한 가운데 원전 발전량과 비중은 모두 늘었다. 지난해 석탄 발전량은 19만3231GWh, LNG 발전량은 16만3574GWh로 전년 대비 각각 2.4%와 2.9% 감소했다. 반면, 원전 발전량은 17만GWh로 1년 전과 비교해 11.4%나 늘어나며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원전 발전 비중도 반등했다. 원전 비중은 2014∼2016년 30%대를 유지하다 문재인 정부 출범 첫해인 2017년 26.8%로 떨어진 뒤 2018년 23.4%, 2019년 25.9%, 2020년 29.0%, 2021년 27.4%에 그치며 20%대에 머물렀다. 지난해 역시 30% 선에는 미치지 못했지만 전년 대비 2.2%포인트 뛰며 상승세로 전환했다.

한전이 발전사인 한국수력원자력으로부터 구매한 전력량을 뜻하는 원전 전력거래량도 지난해 16만7102GWh로 역시 역대 최대였다. 지난 정부와 달리 ‘탈원전 정책 백지화’를 내건 이번 정부가 친원전 정책 시행에 속도를 내며 원전 발전량과 비중이 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해에는 계획예방정비를 마친 한울 1호기, 한빛 2호기·3호기, 고리 2호기, 월성 3호기 등이 잇따라 투입됐다. 준공이 완료된 신한울 1호기와 보수 공사를 마무리한 한빛 4호기도 지난달부터 본격 가동에 들어갔다. 한수원에 따르면 지난해 고장으로 인한 원전 정지 기간은 재작년의 3분의 1 수준으로 줄었다. 격납건물 내부철판에 대한 조사가 마무리되면서 계획예방정비 기간도 211일 감소했다. 정부는 2030년 원전 발전량 비중을 32.4%까지 늘리겠다는 방침을 확정한 바 있다.

박수진 기자 sujininva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