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일보

뒤로가기
검색/메뉴
검색
메뉴
방송·연예박동미 기자의 두근두근 정주행

사랑은 利害일까 理解일까… 너무 평범해서 더 현실적인 연애

박동미 기자
박동미 기자
  • 입력 2023-02-14 09:01
  • 수정 2023-02-14 09:10
댓글 폰트

이미지 크게보기 지난 9일 종영한 드라마 ‘사랑의 이해’는 상수(유연석·왼쪽)와 수영(문가영)의 재회를 보여주며 열린 결말을 맺었다. 돌고 돌아 만난 이들은 과연 이제 잘 될 수 있을까.



■박동미 기자의 두근두근 정주행 - 드라마‘사랑의 이해’마니아층이 생긴 이유

네 남녀의 엇갈린 심리·시선
‘사랑은 무엇일까’질문 던져

망설이지 않고 솔직했으면
남녀는 이어졌을까 여운도

변화무쌍한 유연석 눈빛 연기
섬세한 연출·명대사도 한몫


이미지 크게보기

‘내려갈 팀 내려가고, 올라갈 팀 올라간다.’ 야구를 한 시즌 내내 보다 보면, 늦여름 무렵 반드시 이런 제목의 기사가 뜬다. 뜬금없고 낭만도 없지만, 드라마 ‘사랑의 이해’를 보는 내내 그 말이 이렇게 바뀌어 들렸다. ‘잘 될 커플 잘 되고, 안 될 커플 안 된다.’ 그러니까 ‘될 연애’는 되고 ‘안 될 연애’는 어떻게 해도 안 된다. 지나친 결과론일까, 사적 견해지만 이 말은 사랑이라는 알 수 없는 영역에서 방황하는 이들에게는 꽤 효과적이다. 그래서, 드라마 내내 사랑을, 사랑하지만 ‘어려운’ 수영(문가영)을, 그리고 흔들리는 자기 자신을 이해해 보고자 애쓰던 상수(유연석)에게 말해주고 싶은 것이다. 아무래도 당신들은 어차피 안 될 거라고, 너무 답을 찾으려 애쓰지 말라고. 그럼, 괜찮다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혁진 작가의 동명 소설을 바탕으로 한 드라마 ‘사랑의 이해’는 ‘애쓰는’ 드라마다. 사랑이 ‘이해’(利害)인지, ‘이해’(理解)인지, 아니면 그 어딘가 절묘한 지점에서 타협을 이룬 결과물인지. 지난하고 집요한 정답 찾기를 포기하지 않는다. 연애 드라마가 아니라 연애를 말하는 드라마다. 정주행 득실을 따지자면 매우 ‘득’.

극을 이끄는 건 상수이고, 그는 은행에서 일한다. 사원증 목줄의 컬러로 직군이 나뉘고, 손님은 통장 잔고로 철저히 계급화되는 곳이다. 같은 대학을 나왔으나 집안의 재력에 격차가 큰 상수와 미경(금새록)은 대졸 일반직, 감정에 솔직할 권리가 없다고 마음의 문을 좁힌 수영은 고졸 서비스 직군이다. 가족과 어려운 형편에서 생긴 상처는 쉽게 회복되지 않고 자꾸 위악을 부리게 한다. 여기에, 수영을 좋아하는 종현(정가람)은 아예 창구 밖에 존재하는, 비정규직 청원경찰로 경찰공무원 지망생이다.

시청률은 아쉬웠으나, 드라마는 꽤 많은 마니아층을 만들어냈다. ‘고구마 100개 먹은 드라마’란 악명도 높았는데, 시청자들도 참 ‘애썼다’. 제목에 들어간 ‘이해’의 중의적 의미나, 등장 인물들의 심리에 대해 ‘이해’해 보고자 하는 시도들이 많았다. 상수는 돈도 많고 예쁘고 성격까지 좋은 미경을 왜 온전히 사랑할 수 없었나. 상수에게 1%만 내어달라고, 99%는 자신이 채우겠다는 미경의 마음은 정말로 가능한 것일까. 모든 걸 다 가진 사람이 마치 퍼즐처럼 끼워맞추는 사랑은, 아무런 이해 관계도 없는 것일까. 상수와 수영 각자가 원하는 ‘평범’은 얼마나 같고 얼마나 달랐나. 두 사람이 만일 망설이지 않았다면, 솔직했더라면 결과는 달라졌을까.

드라마와 소설은 계속 질문을 던지는데, 바로 그 지점에 이 작품의 가장 큰 미덕이 존재한다. 답은 시청자와 독자 각자의 몫이지만, 결국 이 과정에서 우리는 이혁진 작가의 말처럼, 사랑이 우리를 발가벗게 만들고, 그래서 사랑하는 사람과 사랑하는 것이 어려울 수밖에 없다는 것을 재차 깨닫게 되는 것이다.

은행 안의 다양한 인간 군상, 특히 이해(利害)를 벗어나, 온전한 이해(理解)를 받기 위해 몸부림치는 네 남녀를 보며, 자연스럽게 자신의 위치를 가늠하게 되는 건 이 드라마의 가장 아프고 잔인한 점이다. 작가의 말처럼 “벌거벗은 자신을 바라보는 것도, 벌거벗은 상대방을 지켜보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니”니까. 그 속에서 우리는 때로 수영이었다가, 미경이었다가 상수가 되어 이리저리 흔들린다. 아, 그때 나는 네게 수영이었군. 그때 너는 내게 상수였군 하고 지나간 사랑과 사람의 ‘시재’를 맞춰 보는 것이다.

“평범한 여자 만나 결혼해야지” “결혼할 사람은 따로 있다”는 뻔한 말에서부터, “좋아하는 감정에도 책임이 따른다”거나 “사람들 다 각자의 불행과 상처를 안고 산다”는 잔잔한 상수의 독백. “사랑이 뭔데, 그렇게 대단하냐”며 조소하는 주변 인물들. “원하는 걸 채워줄 수 있는 사람을 만나”라는 수영의 밀어냄 등 연애와 사랑을 둘러싸고 우리가 자주 내뱉고, 자주 들었던 지극히 현실적인 대사들이 ‘명대사’가 되어 다가오는 것도 새롭다. 진중하고 섬세한 연출과 배우들의 호연 덕이다.

망설이고 돌아서고 흔들렸다. 그렇지만 끝내 솔직하고 다정했던 남자 ‘상수’의 눈빛이 여운을 남긴다. 드라마는 상수 그 자체인 유연석의 재발견이기도 했다. 감정 변화에 따라 변화무쌍한 유연석의 눈빛과 표정 연기만으로도 정주행할 만한 가치가 있다. 다만, 난이도가 만만치 않다. 매회 1시간을 넘기고, 16화나 된다. 1.25배속 추천. 뒤늦게 베스트셀러에 오른 원작 소설을 읽는 게 훨씬 빠를 수 있으니 참고를.

박동미 기자 pdm@munhwa.com

이 기사를 친구들과 공유해 보세요.

문화일보 주요뉴스
“민주당에 가장 필요한 건 개딸과 헤어질 결심”… 박용진, ‘이재명 결단’ 촉구
“민주당에 가장 필요한 건 개딸과 헤어질 결심”… 박용진, ‘이재명 결단’ 촉구 박용진(사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4일 "민주당의 총단합에 가장 큰 걸림돌이 내부를 공격하고, 분열을 선동하는 개딸(‘개혁의 딸’의 줄임말로,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극렬 지지층을 일컫는 말)이고 정치 훌리건"이라며 이 대표와 민주당이 개딸과 ‘헤어질 결심’을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박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변화와 결단 : 개딸과 헤어질 결심’이라는 제목의 글을 올려 이 같이 주장했다. 박 의원은 "정치 훌리건은 축구에서의 훌리건과 똑같다. 팀을 망치고 축구를 망치는 훌리건처럼 정치 훌리건, 악성 팬덤은 정당을 망치고 민주주의를 박살낸다"며 개딸로 일컬어지는 이 대표 극렬 지지층의 심각성을 지적했다. 박 의원은 나아가 "(정치적 반대세력을) 좌표 찍고, 수박(겉과 속이 다른 배신자라는 의미)을 찢고, 의원들을 조리돌림하며 문자를 보내고, 18원(후원금)을 보내면서 자신이 무슨 대단히 큰 애국행위를 하고 있다고 생각하시는 분들, 착각하지 마십시오!"라며 개딸들을 정면으로 비판했다. 이어 "박지현(전 민주당 공동비상대책위원장) 제끼고 이낙연(전 국무총리) 보내고 박용진 이원욱 이상민같은 수박 다 내보내겠다고 한다면, 여러분들은 후련해도 옆에서 지켜보는 국민들은 기겁을 한다"고 썼다.박 의원은 그러면서 "개딸 여러분들께서 그렇게 단일대오가 좋으시다면 윤심(윤석열 대통령의 마음) 단일대오 깃발이 나부끼는 국민의힘으로 가라"며 "이준석(전 국민의힘 대표) 찍어내고, 나경원 안철수도 찍어눌러 어떤 이견도 용납하지 않고 초록은 동색이 아니라고 결연한 의지를 보여주는 국민의힘이 여러분이 선망하는 정당의 모습 아니냐"고 따져 물었다. 박 의원은 "민주당은 그런 정당이 아니다. 김대중, 노무현, 문재인이 만들어 온 민주당의 길은 정치적 다양성을 배양하고 다양한 견해, 토론이 가능한 정당, 바로 민주정당에 있다"고 일갈했다. 박 의원은 "당내 의원을 향한 내부총질에만 집중하는 행위로는 국민의 신뢰를 얻을 수 없다"면서 "개딸들이 수박을 찢을 때 국민은 민주당을 찢는 개딸에 질린다. 국민을 질리게 하는 정당이 어떻게 집권을 할 수 있느냐"고 따져 물었다. 박 의원은 "민주당의 변화와 결단은 개딸과 헤어질 결심에서 출발한다"며 이 대표와 당 차원의 결단을 촉구했다. 박 의원은 "증오와 혐오의 언어가 난무하는 당의 현실은 달라져야 한다"며 "해당행위, 당을 분열시키는 이들에 대해 이재명 당대표가 강력하게 대응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또 "반민주적 행위가 민주당을 위한 것이라는 착각을 결코 방조해서는 안된다"고 했다. 박 의원은 "민주당에 지금 가장 필요한 건 개딸과 헤어질 결심"이라며 "민주당의 화합을 위한 이재명 대표의 결단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한편, 이 대표는 이날 울산에서 당원 및 지지자들과 만나는 ‘국민보고회’를 열고 "우리 앞의 차이가 있어도, 이겨내야 할 상대와의 차이만큼 크진 않다. 미워도 식구"라고 말했다.이 대표는 "(상대방의) 이간질을 정말 조심해야 한다"며 "섭섭해도 손 꼭 잡고 반드시 꼭 이겨내자"고 호소했다.자신의 지지층에게 비명(비이재명)계를 겨냥한 문자폭탄 등 ‘내부 공격’을 자제해 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풀이된다.이 대표는 "화를 다 내면서 하고 싶은 것 다 하는 세상이 어디에 있겠는가"라며 "마음에 안 들어도 같이 손 꼭 잡고 갈 수 있어야 한다"고 했다.이 대표는 "‘수박’ 이러지 말자. 여러분들은 ‘찢’(형수 욕설 논란에 휩싸인 이 대표를 조롱하는 표현)이라고 하면 듣기 좋은가"라고 묻고 "그런 명칭을 쓰면 갈등이 격화한다"고 했다.이 대표는 "언론에, 상대에 이용당하고 내부에 안 좋은 뜻을 가진 이들에게 또 이용당한다"면서 "상대가 쓰는 방법은 분열과 갈등으로 힘을 약하게 하는 것으로 보이기에, 최대한 힘을 합쳐 같이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오남석 기
가장 많이 본 뉴스
안내 버튼

최근 12시간내
가장 많이 본 뉴스

기사 댓글

본문 글자 크기를 조절하세요!

※ 아래 글자 크기 예시문을 확인하세요.

대한민국 오후를 여는 유일석간 문화일보. 본인에 알맞은 글자 크기를 설정하세요.

닫기
좋은 기사는 친구들과 공유하세요!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