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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수의 심장’이 흔들린다… TK 민심변화, ‘전대 전략투표’ 이끌까

허민 전임 기자
허민 전임 기자
  • 입력 2023-02-14 09:48
  • 수정 2023-02-15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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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허민의 정치카페 - 컷오프 이후의 여 전대

대구·경북 바닥 민심에 이상기류 확산… 친윤의 ‘일사불란한 당정일체’ 구상 차질
여 예비경선 후 전대 예측 미궁 속으로… 투표율·토론회·결선투표·표심분화 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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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전당대회 예비경선(컷오프) 결과는 윤석열 정부 들어 처음 치러지는 당권 레이스가 주류 친윤 진영의 일방적인 우세가 아닌, 결과를 점치기 어려운 ‘열전’과 ‘혼전’ 양상으로 진행되고 있음을 말해준다. 윤석열 대통령의 국정 지지도를 떠받치고 있던 ‘보수의 심장’ 대구·경북(TK) 지역의 이상징후도 포착된다.

향후 당권 경쟁 향배는 본경선 투표율과 표의 결집력·충성도, 합동연설회·토론회 진검 승부, 전략투표 여부, 그리고 결선투표 과정에서의 표의 분화 및 합종연횡에 따라 갈릴 것으로 보인다.

◇‘열전’ 속으로

문화일보 취재 결과, 국민의힘 당 대표 예비경선의 득표율은 김기현·안철수·황교안·천하람 후보 순이다. 여권 관계자는 “과반(50% 이상) 득표자는 없었다”고 했다. 컷오프로 본 초반 당권 레이스의 특징은 세 가지다. ①과반 득표 후보 부재 ②김·안 후보 양강 구도 지속 ③황·천 후보의 선전.

대통령실과 친윤 그룹의 전폭적인 지원에도 넉넉한 1위를 하지 못한 김기현 후보는 내심 불안하다. ‘안철수 당 대표 때엔 대통령 탈당’ 주장이나 ‘대권 주자가 대표 되면 대통령 탄핵’과 같은 도 넘은 발언이 나오는 배경이다. 여권 다수파의 집중 견제를 받으면서도 적수공권으로 양강을 지켜온 안철수 후보는 독이 올랐다. 황교안 후보는 ‘4·15총선 부정선거 규탄 세력’의 지원을 받고, 천하람 후보는 상당한 팬덤 층을 보유한 이준석 전 대표의 후광을 입고 있다.

최고위원 예비경선 결과는 전대 지형을 좀 더 구체적으로 보여준다. 무엇보다 친윤 3인방 이만희·이용·박성중 후보 3명의 전원 탈락이 주는 의미가 크다. 이준석 전 대표와 가까운 후보들은 모두 생존했다. 당정일체론을 내세우며 우리끼리의 당 지도부를 구성해 ‘일사불란한’(장제원 의원 표현) 대오를 만들려던 친윤의 구상이 초반부터 틀어지게 생겼다.

이번 예비경선 결과는 친윤 진영의 나경원·안철수 좌표 찍기나 대통령실의 전대 개입을 적지 않은 당원이 부정적으로 여기고 있다는 걸 드러낸다. 2년 전 전당대회를 계기로 소신파 당원이 급증하면서 윗선의 ‘오더’보다는 신념에 따라 표를 행사하는 당원이 많아진 것도 특징이다. 이는 윤심이 곧 민심으로 연결되지 않을 수 있다는 점, 그리고 당심은 궁극적으로 민심을 살피게 된다는 점을 말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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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K 이상기류

최근 윤 대통령의 국정 지지도 추이는 민심 변화의 단면을 보여준다. 대통령실의 전대 개입 논란이 극대화한 1월 말 2월 초 사이에 특히 TK 민심이 크게 흔들린 것이 특징이다. 한국갤럽 1월 3주차 조사에서 TK 지역의 윤 대통령 직무수행 평가는 긍정 56%, 부정 37%였다. 이게 2월 2주차 조사에서는 긍정과 부정 모두 45%가 됐다.

불과 3주 동안 긍정평가가 11%포인트나 줄었고 부정평가는 8%포인트가 늘었다. 다른 지역에 비해 TK 지역에서 민심의 출렁임이 유난히 컸다. 보수정당과 보수정권에 대한 30%대 지지율을 그나마 받쳐주는 TK가 긍정평가 추락과 부정평가 상승을 견인하는 셈이다.

보수의 심장 TK에서부터 형성된 이상기류는 그대로 최고위원 예비경선에서 확인됐다. TK 지역 유일한 현역 의원 후보였던 이만희 의원의 탈락은 친윤에는 충격적인 사건이다. 그 원인을 ‘인지도 부족’에서 찾는 것은 설득력이 없다. 박성민 정치컨설팅 민 대표는 “대통령실의 전대 개입으로 시장판 장삼이사까지 여당 내부 사정을 속속들이 잘 알고 있는 상황에서 당원들이 후보들의 면면을 몰라서 찍을 걸 못 찍었다는 건 설득력이 없다”고 말했다. 여당의 한 다선 의원은 “TK에서 심상찮은 기류가 느껴진다”고 했다. 또 다른 여권 관계자는 “TK에서조차 비윤, 심지어는 반윤이 하나의 바닥 정서처럼 되는 느낌이 들어 오싹하다”고 밝혔다.

최고위원 예비경선에서 컷오프된 3인의 친윤 현역 의원 후보가 모두 ‘국민공감’ 소속인 것도 주목된다. 국민공감은 여당 115명 의원 중 56%인 65명이 가입한 당내 최대 의원 모임이다. 공부 모임을 표방하지만 전대 국면에서 친윤 구심점 역할을 해왔다.

◇당권 레이스 변수

향후 당권 레이스 변수는 ①투표율 ②토론회 ③전략투표 ④결선투표 등이다.

첫째 투표율. 이번 전대 투표권을 가진 당원은 83만9569명. 2021년 때 32만8889명의 2.5배다. 이들 중 투표 참여자 수는 40만 명 안쪽으로 점쳐진다. 예비경선 여론조사는 당원이 100% 투표한다고 가정한 결과치를 보여주지만 실제 투표율은 50%를 밑돌 가능성이 크다. 결국 어느 후보 지지층의 동원력과 결집력, 충성도가 가장 큰지가 변수로 작용할 것이다.

둘째 토론회. 후보들은 13일부터 3월 3일까지 7차례의 권역별 합동연설회와 4차례의 TV토론을 벌인다. 지금까지는 누가 윤심을 얻었느냐 하는 ‘아바타 경쟁’이었다면 이제부터는 누가 진짜 실력자인지를 가릴 ‘리얼 후보 경쟁’이다. 내년 4월 총선 승리를 위한 비전이 있는지, 상대의 네거티브 공격에 효과적으로 대응하는지, 윤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이 어떻게 등락할지 등이 토론회의 희비를 가를 관전 포인트가 될 것이다.

셋째 전략투표. 정당의 목표는 권력 창출에 있다. 내부 경쟁도 중요하지만 외부의 적과 싸워 이기는 것도 중요하다. 투표권을 가진 당원들은 ‘대통령 지키기냐’ ‘총선 승리냐’ 두 개의 화두를 놓고 고심할 것이다. 전자에 방점이 있다면 단순 선호투표를, 후자에 초점이 맞춰지면 전략투표를 선택하게 된다.

넷째 결선투표. 특정 당권 후보가 본경선 1차 투표에서 과반을 얻을 가능성은 낮을 것으로 관측된다. 그렇다면 3·4위 후보 지지표가 분화하고 이합집산하면서 이뤄질 결선투표가 당권의 향배를 결정할 마지막 변수가 될 것이다.

◇‘일사불란’과 ‘다양성’

정치 발전과 국가 경영의 동력은 ‘일사불란’일까 ‘다양성’일까. 일사불란을 주장하는 이들은 “거야(巨野)가 의회 권력을 쥔 환경에서 당정이 일사불란한 대오를 갖추지 않으면 대통령의 국정 수행이 어려워진다”고 말한다. 다양성을 중시하는 이들은 “정치든 국정이든 다양성을 배제하면 근친교배를 통한 열성인자만 남는다”고 강조한다.

‘대통령 탈당론’(신평 변호사)이나 ‘대통령 탄핵 우려’(김기현 후보) 등은 일사불란이 극단화한 주장이다. 반면 ‘민주주의의 본령은 다양성의 공존에 있다’거나 ‘질서정연한 무기력보다 무질서한 생명력이 필요하다’(나경원 전 의원) 등 메시지는 다양성의 정치를 옹호한다. 당심은 어디를 택할까.

전임기자, 행정학 박사

■ 용어 설명

‘컷오프’는 원래 골프대회에서 1·2라운드를 치른 성적이 상위 70위 안에 들지 못해 3·4라운드에 출전하지 못하고 탈락하는 것. 정치에서는 공천이나 본경선 출마 후보 자격 배제를 뜻함.

‘결선투표’는 선거에서 당선인을 결정하는 득표율(과반 등)이 요구되는 경우, 그에 해당하는 자가 없을 때 하는 재투표. 통상 득표율 1, 2위를 기록한 두 명을 대상으로 다시 선거하는 투표제도.

■ 세줄 요약

‘열전’ 속으로 : 與 전대 컷오프로 본 초반 당권 레이스의 특징은 ①과반 득표 후보 부재 ②김기현·안철수 후보 양강 구도 지속 ③황교안·천하람 후보 선전 등임. 친윤의 ‘일사불란한 당정일체’ 구상은 초반부터 차질.

TK 이상기류 :‘보수의 심장’ TK에서 尹 국정수행의 긍정평가 추락과 부정평가 상승을 견인하는 이상기류가 형성. 친윤의 구심점 역할을 해온 여당 내 국민공감 소속 3인방이 일제히 컷오프된 것도 주목됨.

당권 레이스 변수 : 향후 변수는 ①투표율 ②토론회 ③전략투표 ④결선투표. 이번 전대 결과는 ‘일사불란’과 ‘다양성’, ‘대통령 수호’와 ‘총선 승리’ 등을 놓고 당심이 어떻게 분화할지에 따라 갈릴 것으로 전망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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