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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검색시장, 챗GPT발 지각변동

구글‘바드’오답으로 곤욕 속
MS‘빙’ 다운로드 10배 급증
시장에선 “판도 더 지켜봐야”

챗GPT의 등장으로 검색 시장에 대대적인 지각변동이 예상된다. 절대 강자였던 구글이 선제적인 기술을 앞세운 마이크로소프트(MS)에 거센 도전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인도계 출신 입지전적 인물이라는 공통점이 있는 사티아 나델라 MS CEO와 순다르 피차이 구글 CEO 간의 정면승부라는 점도 관전의 묘미를 배가시키고 있다.

13일 정보기술(IT)업계에 따르면 챗GPT를 장착한 MS의 검색엔진 빙은 최근 다운로드 건수가 10배 가까이로 증가하는 등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구글이 챗GPT를 겨냥해 내놓은 생성형 인공지능(AI) ‘바드’가 잘못된 답변을 제시하는 등 완성도가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나면서 빙의 인기가 커지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MS는 챗GPT의 기반 AI GPT-3.5의 업그레이드 버전을 활용해 1시간 전 정보까지 반영될 수 있도록 하고, 답변의 출처를 밝히는 등 문제점을 개선했다. 기존 검색창에 키워드를 넣는 검색 사이트와 달리, 1000자 이내 질문을 넣을 수 있는 챗봇 형태로 검색 사이트를 바꿨다. 한국 상황으로 설명하자면 네이버 ‘지식인’처럼 이용자가 질문하면 실시간으로 챗봇이 답변하고, 그에 대한 추가 질문도 가능한 것이다. 구글은 생성형 AI를 아직 챗GPT 만큼 만들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러나 ‘알파고’ 등을 만든 경험이 있는 데다 기존 검색 시장의 강자였다는 점에서 시장 판도를 섣불리 가늠하기는 시기상조라는 지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챗GPT가 대세를 형성하자, 구글이 성급하게 대화형 AI를 공개한 감이 없지 않다”며 “기술력은 충분하기 때문에 다음 버전에서는 문제점을 충분히 보완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MS 빙이 답변은 잘하지만, 검색형 광고 등에서는 아직 이렇다 할 모델을 선보이지 못하고 있어 여전히 구글의 우세를 점치는 시각이 많다.

MS는 PC 운영체제 윈도의 몰락 이후 오랜만에 찾아온 기업과 소비자 간 거래(B2C)시장 탈환 기회를 놓치지 않겠다는 의지를 다지고 있다. 2014년 MS의 3대 CEO로 등장해 위기에 빠진 회사를 살려낸 나델라 CEO는 “검색의 새날이 왔다”고까지 표현했다. MS의 인터넷 익스플로러를 제친 구글 브라우저 크롬의 탄생 주역인 피차이 CEO는 이제 ‘수성’의 입장이다. IT 업계 관계자는 “2019년 구글 모회사 알파벳 CEO까지 겸직한 피차이 CEO가 이번 국면에 어떻게 대응하느냐에 따라 창업자인 세르게이 브린과 래리 페이지의 그늘에서 완전히 벗어날 수 있을지 판명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병채 기자 haasski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