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작권 침해 사실을 모른 채 콘텐츠를 이용했더라도 이에 따른 부당이득을 모두 반환해야 한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대법원 2부(주심 대법관 이동원)는 소프트웨어 업체 A 사가 온라인 교육 업체 대표 B 씨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소송 상고심에서 원고 일부 패소 판결을 깨고 사건을 대구고법으로 돌려보냈다고 1일 밝혔다.

이번 사건은 A 사가 2012년 원격 수업 콘텐츠를 제작했는데 이 콘텐츠를 납품받은 업체 직원이 C 대학 법인에 무단 유출하면서 불거졌다. C 법인은 이 자료로 2014∼2016년 평생교육원 강의를 만들어 활용했고 이후 영업권은 B 씨에게 넘겨졌다. 이후 저작권 침해 사실을 알게 된 A 사는 B 씨를 상대로 부당 이득을 전부 반환하라는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

1·2심은 B 씨의 양수 이전 시점에 발생한 부당 이득금을 반환하라고 판결했다. C 법인의 경우 저작권을 알고도 침해했지만 B 씨의 경우 저작권 무단 이용 경위를 몰랐다는 이유에서다. 민법상 부당이득 사실을 인지했다면 이득 전체의 반환 책임이 있지만 이를 몰랐던 경우엔 달리 판단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대법원은 부당 이득금을 모두 반환하라고 판결했다. 저작권 문제를 알았는지 여부와 무관하게 A 사의 손해를 전부 책임져야 한다는 것이다. 대법원 관계자는 “저작권 무단 이용의 경우 반환해야 할 이익이 현존하는 것으로 볼 수 있으므로 ‘선의·악의’(사전 인지 연부)와 관계없이 반환해야 한다는 판결”이라고 했다.

김규태 기자 kgt90@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