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태종 총무원장 신년 간담회서 강조

이미지 크게보기 무원스님이 올해 신년기자간담회에서 합장으로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미지 크게보기 무원스님(왼쪽)은 김건희 여사가 작년 5월 구인사를 방문했을 때 만나서 환담했다.

이미지 크게보기 나경원(왼쪽) 전 의원은 당대표 출마 문제로 고심하던 시기인 지난 1월 구인사를 찾아 무원스님과 대화를 나눴다.

“올해 천태종은 ‘자성(自性) 밝혀 만인과 소통하고 공생할 수 있는 세상 만들기’에 힘쓰겠습니다.”

대한불교천태종 총무원장인 무원스님은 지난달 31일 기자간담회를 열어 이렇게 다짐했다. 스님은 “요새 세상사를 보면 내 탓은 없고 다 남의 탓이라는 것(분위기)이 팽배하다”라며 “먼저 자성(自性)을 밝혀 성찰하고 세상 사람들과 소통하는 것이 자리이타(自利利他), 동체대비(同體大悲), 공생의 지름길”이라고 했다.

천태종은 350개 사찰, 500명 스님, 250만 신도를 가진 불교계 유력 종단이다. 스님들이 재가(在家) 신도와 함께 사찰을 운영하며 낮엔 일하고 밤에 수행하는 ‘주경야선(晝耕夜禪)’의 전통을 지키고 있다. 총본산인 충북 단양 구인사에서는 스님과 신도들이 15만평 논밭에서 직접 농사를 짓고 있다.

무원스님은 ‘천태국제다문화종합센터’를 서울 관악구 명락사에 건립하는 것을 올해 중요 사업으로 꼽았다. 명락사는 무원 스님이 주지를 맡았던 지난 2009년 국내 최초의 ‘다문화 사찰’로 선포하고 외국에서 온 신자나 탈북자가 참여하는 활동을 기획하는 등 다문화 포교에 앞장서왔다.

다문화센터는 지하 4층, 지상 7층에 연면적 약 2만3천㎡(약 7천평)규모로 조성한다. 착공 후 완공까지는 3년 이상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센터가 완공되면 한국에서 일하는 외국인 노동자들이 출신국의 불상을 모시고 종교 활동을 할 수 있도록 공간 일부를 제공할 계획이다. 무원스님은 경북 경산시 장엄사에서 베트남 출신의 결혼 이주 여성 황심청(베트남 이름 휜티게 우두엔) 씨가 신도회 문화부장으로 최근 임명된 사례를 들며 “외국인이 간부로서 신앙 생활하는 것은 참 고마운 일이고 편견 없는 공동체 만드는 것은 좋은 일”이라고 강조했다.

천태종 총본산 구인사를 찾아온 김건희 여사나 나경원 전 의원을 만나기도 했던 무원스님은 ‘정치인이 오면 무슨 말씀을 하느냐’는 질문에 “뭐 다른 게 있겠냐. 자성과 불성을 밝혀서 자기 마음 자기가 하는(다스리는) 것”이라고 답했다.

무원스님은 2대 종정을 지낸 대충(大忠·1926~1993) 대종사 탄신 100주년(2026년 1월 23일)이 다가오는 것에 대비해 추모 행사를 추진할 준비위원회를 발족할 것이라고 밝혔다. ‘자성을 밝힌다’는 올해 천태종 목표는 무원 스님이 출가 당시 종정이었던 대충 대종사에게 들은 가르침과도 통한다. 당시 ‘도(道)를 어떻게 닦습니까’라는 그의 물음에 대종사의 답은 ‘마음 하나 잘 쓰는 것이 도를 잘 닦는 것’이었다.

한편, 천태종은 이날 간담회에서 올해 지속할 사업으로 6가지를 제시했다. △천태지관차법(天台止觀茶法) 학술대회·차문화대회 개최 △환경(Environment)·사회(Social)·지배구조(Governance) 경영 선도 △어린이청소년 대상 역사탐방 △제2회 천태문학상 공모 △임진각 통일문화제 개최 △주경야선 수행 활성화 등이다.

장재선 선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