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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리더들의 ‘세계최대 민간포럼’… 4차혁명 등 국제경제 흐름 주도

손우성 기자
손우성 기자
  • 입력 2023-01-18 09:07
  • 수정 2023-01-18 12: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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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이미지 크게보기 영국 영화배우 이드리스 엘바(가운데)가 지난 16일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WEF·다보스포럼) 연차총회 개막식에서 ‘크리스털 어워드’를 수상한 뒤 연설하고 있다. 크리스털 어워드는 사회 발전에 이바지한 예술인들에게 주어지는 상으로, 시상식은 매년 WEF 개막행사로 진행된다. 엘바는 국제농업개발기금(IFAD)과 협력해 농촌 빈곤층 지원 활동을 벌인 공로를 인정받았다. AP 연합뉴스



■ What - 다보스포럼

2016년 “IoT 시대 도래” 적중
작년엔 가상화폐 위험성 예견

올해 참가비만 8755만원 달해
‘상위 1%들의 놀이터’ 지적도

3년만에 ‘1월대면회의’ 정상화
‘분열된 세계속 협력’ 이번 주제
내일 尹 대통령도 연사로 참석
바이든 등 G7정상은 대거 불참


전 세계 정계와 재계, 학계를 주름잡는 인사들이 모여 글로벌 현안을 논의하는 세계경제포럼(WEF·다보스포럼) 연차총회가 지난 16일(현지시간) 4박 5일 일정으로 막을 올렸다. 매년 1월 스위스 고급 휴양지 다보스에서 행사가 열리기 때문에 대중에겐 ‘다보스포럼’이라는 이름으로 더 널리 알려진 WEF는 2021년엔 코로나19 여파로 취소됐고, 지난해엔 1월이 아닌 5월에 열렸다. 올해 WEF는 2020년 이후 3년 만에 ‘1월 대면 정례회의’로 치러지며 윤석열 대통령도 참석해 연설을 진행한다.

올해로 53회째를 맞는 WEF는 그동안 세계 경제 흐름을 주도하고 물줄기를 바꿔왔다. 특히 사물인터넷(IoT)과 핀테크 등 4차 산업혁명 도래를 예견했던 2016년 WEF는 인류의 미래를 근본적으로 흔들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비단 경제 문제뿐 아니라 기후 위기와 전쟁, 인권 등 국제사회의 산적한 과제를 놓고 각국 정상과 기업인, 학자가 함께 해결책을 고민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다만 일각에선 ‘상위 1% 부자들의 사교장’이라는 비아냥이 나오는 등 따가운 시선도 존재한다. 세계화에 반대하는 시위대도 매년 다보스를 찾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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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이미지 크게보기 세계경제포럼(WEF·다보스포럼) 창립자인 클라우스 슈바프 WEF 회장이 지난 16일 리셉션 행사에서 환영 연설을 하고 있다. 아래 사진은 15일 스위스 다보스에 모인 세계화 반대 시위대가 “부자에게 세금을”이라는 푯말을 들고 집회를 하는 모습. AP 연합뉴스



◇전 세계 최대 민간 포럼…WEF를 보면 경제 흐름이 읽힌다 = WEF는 1971년 만 32세에 불과했던 클라우스 슈바프 제네바대 경영학 교수가 만든 ‘유럽인 경영심포지엄’을 뿌리로 두고 있다. 독일 태생으로 하버드대 행정학 석사 학위를 받고, 독일과 스위스 민간 기업에서 실무 경험을 쌓은 슈바프 교수는 직원 3명과 함께 유럽의 전반적인 경제 문제를 진단하는 포럼을 만들었다. 이후 유럽을 넘어 전 세계 경제 현안을 논의하는 모임으로 성장했다. 슈바프 교수는 여전히 WEF 회장직을 맡고 있다.

세계 최대 민간 포럼으로 자리매김한 WEF는 50년 넘게 글로벌 경제 트렌드를 이끌어왔다. ‘4차 산업혁명’을 의제로 내세웠던 2016년 행사에서 슈바프 회장은 “4차 산업혁명은 속도와 파급 효과 측면에서 종전 혁명과 비교되지 않을 정도로 빠르고 광범위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당시 4차 산업혁명으로 인공지능(AI)과 3D 프린터, 무인자동차와 드론 등이 새로운 미래 먹거리로 등장할 것이란 주장이 제기됐는데 예측은 정확했다.

지난해 WEF는 가상화폐가 화두였다. 글로벌 자산운용사인 구겐하임 인베스트먼트의 스콧 마이너드 최고투자책임자는 “대부분 가상화폐는 통화가 아니라 쓰레기”라고 밝히며 위험성을 지적했고, 지난해 말 FTX가 파산하는 등 우려는 현실이 됐다. WEF는 경제 이외 분야에서도 다양한 화젯거리를 낳았다. 2020년엔 도널드 트럼프 당시 미국 대통령과 청소년 환경 운동가 그레타 툰베리가 기후 위기 해법을 놓고 신경전을 펼쳐 이슈가 됐고, 지난해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규탄하는 공간이 별도로 마련되는 등 정치 현안도 중요하게 다뤄진다. 큰 주제만 주어질 뿐 참가자들은 다양한 현안에 대해 자유롭게 토론하고, 별도의 미팅을 진행할 수 있다는 점도 WEF의 매력이다.

◇올해 WEF 주제는 ‘협력’…암울한 경기 전망도 = 이번 WEF는 최근 몇 년간 전 세계를 휩쓴 코로나19로 인해 확인된 국가별 의료 격차,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과 신냉전 시대 도래, 포퓰리즘 정치인의 득세와 자국 우선주의 등을 의식한 듯 ‘분열된 세계에서의 협력(Cooperation in a Fragmented World)’을 주제로 선정했다. 뉴욕타임스(NYT) 등 외신은 유엔 등 국제기구 역할 축소와 갈등을 조정할 구심점이 사라진 현재를 진단하고 어떻게 지구촌이 협력의 길로 나아갈 수 있을지 고민하는 자리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윤 대통령과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 등 각국 정상급 인사 52명과 주요국 중앙은행 총재 19명, 재무장관 56명, 외교장관 35명, 무역장관 35명 등도 참가한다. 글로벌 기업 CEO 600여 명도 이름을 올렸다. 특히 윤 대통령은 오는 19일 공급망 강화와 청정에너지 전환, 디지털 질서 구현을 위한 협력과 연대 방안을 제시하는 연설을 진행한다. 다만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등 주요 7개국(G7) 정상 대부분이 불참하고,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등 반서방 주자들 또한 모습을 드러내지 않아 ‘협력’이라는 주제 의미가 퇴색됐다는 쓴소리도 나온다.

암울한 경기 전망도 제기됐다. WEF는 16일 경제학자 50명의 올해 경제 예측을 담은 ‘수석 경제학자 전망(Chief Economists Outlook)’ 보고서를 통해 “각국을 대표하는 경제학자들의 3분의 2는 올해 글로벌 경기가 침체 국면에 빠질 것이라고 예상했다”고 발표했다. 특히 유럽의 저성장을 전망한 경제학자는 100%였고, 미국이 올해 저성장에 빠질 것으로 본 답변도 91%에 이르렀다.

◇“그들만의 리그” 비판받는 WEF…성매매 등 각종 추문도 = WEF엔 명성 못지않게 ‘전 세계 상위 1%의 사교 모임’ ‘부자들의 놀이터’ ‘그들만의 리그’ 등 부정적인 꼬리표도 따라붙는다. CNN 등 외신에 따르면 올해 WEF 참가비는 무려 7만1000달러(약 8755만 원)에 달한다. 일반인의 개인 자격 참가가 사실상 불가능한 구조다. 기업 회원이 되려면 규모에 따라 6만∼60만 스위스프랑(8004만∼8억49만 원)을 내야 한다. 공식 초청장을 받은 각국 정상과 미디어 관련 종사자 등 비기업 참가자만 비용 면제 혜택을 받는다.

회를 거듭할수록 참가자의 무게감이 떨어지고 있다는 지적도 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8년의 재임 동안 단 한 번도 다보스를 찾지 않았고, 페이스북 창업자 마크 저커버그 메타 CEO 등 거물급 경제인들도 “비용 대비 얻는 게 많지 않다”는 이유로 WEF를 외면하고 있다.

2020년엔 성매매 논란까지 불거지며 권위가 손상됐다. 당시 영국 더타임스는 최소 100명 이상의 성매매 여성들이 포럼 기간 공식 호텔을 드나들었다고 폭로했다. 러시아 국부펀드 ‘러시아 다이렉트 인베스트먼트 펀드’가 주최한 파티엔 8명의 모델이 500파운드(75만 원)를 받고 접대부로 고용됐다는 사실도 드러났다. 특히 WEF가 “성희롱 등에 대해선 무관용 정책을 갖고 있지만, 공식 행사 외에 발생하는 일들에 대해선 책임이 없다”고 해명해 비난을 받았다.

손우성 기자 applepie@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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