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으로 기소된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왼쪽) 씨, 천화동인 4호 소유주 남욱(가운데) 변호사, 유동규(오른쪽)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이 13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대장동 공판에 출석하기 전 기자들의 질문을 받고 있다. 김 씨의 극단적 선택 시도로 중단됐던 대장동 재판은 지난달 9일 이후 1개월여 만에 재개됐다. 문호남 기자

■ 진술 등 증거 확보 잇따라

5가지 인·허가 특혜 제공
이재명이 정점이라고 의심

대장동개발 관련 문서 확보
이재명 비밀리 위례사업 지시도

검찰이 대장동·위례 신도시 특혜 개발을 둘러싸고 민간업자들과 성남시 공무원들로부터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당시 성남시장)가 인허가 특혜를 제공한 것으로 이해했고, 사업 진행 과정을 자주 챙겼다는 취지의 진술을 확보하면서 검찰의 칼날이 이 대표를 향하고 있다. 검찰은 설 연휴 직후인 1월 말에서 2월 초 사이 이 대표를 대장동·위례 개발 관련 배임·부패방지법 위반 혐의의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해 인허가 특혜 과정 개입 여부 등을 집중 추궁할 것으로 전망된다.

13일 문화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1·3부(부장 엄희준·강백신)는 2013∼2015년 대장동·위례 신도시 개발 과정에서 민간업자들에게 4054억 원이라는 택지 분양 수익과 3690억 원의 아파트 분양 수익을 안겨준 인허가 특혜의 정점에 이 대표가 있다고 의심하고 있다. 수사팀은 지난해 12월 이 대표 최측근인 정진상 전 성남시 정책실장을 부패방지법 위반 등으로 기소하면서 공소장에 당시 성남시가 2015년 2월 대장동 개발 사업 민간사업자인 화천대유에 유리한 공모지침서를 작성·공고하고, 성남도시개발공사에 1822억 원의 확정 이익만 가져가도록 하는 등 5가지의 인허가 특혜를 제공했다고 적시했다.

수사팀은 이 같은 인허가 특혜가 민간업자→정 전 실장→이 대표를 통해 이뤄졌다고 의심하고 있다. 대장동·위례 신도시 민간업자들도 수사팀에 “이 대표가 (개발 사업 과정에서) 각종 인허가 특혜를 제공했고, (우리의) 로비가 통했다고 봤다”며 “이 대표가 성남시장으로서 본인이 승인하는 내용에 대해 제대로 보고도 받지 않고 결재만 했을 것이라고 보기 힘들었다”는 취지의 진술을 했다. 앞서 부패방지법 혐의 등으로 기소된 대장동 민간업자들의 공소장 등을 보면 이들은 이 대표의 성남시장 재선 등 선거 결과에 상당히 민감하게 반응하며 그의 당선을 위해 노력한 흔적들이 곳곳에 적시됐다.

수사팀은 이 대표가 대장동 개발 계획 입안부터 사업 방식 결정, 인허가 관련 안건 등을 직접 결재한 다량의 공문들도 확보했다고 한다. 이 대표가 2017년 6월 직접 서명한 ‘성남 판교대장 도시개발사업 공사 배당이익 관련 보고’ 공문엔 성남도공 배당이익을 1822억 원으로 예상하고, 이를 어떻게 활용할지에 대한 3가지 방안이 적시되기도 했다.

수사팀은 위례 신도시 특혜 개발 과정에 대해선 2013년 성남시 시설관리공단(성남도공 전신)에서 운영됐던 ‘비밀 태스크포스(TF)’에 주목하고 있다. 당시 이 대표는 야당이 위례 개발에 거세게 반대하자 해당 사업 추진을 포기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유동규 전 성남도공 기획본부장을 중심으로 공단 기술지원TF에서 위례 사업의 진행 방식과 수익 배분 구조 등 사업 전반을 비밀리에 검토하도록 승인·지시한 것으로 조사됐다. 수사팀은 이 대표가 TF에 비밀리에 사업 추진을 지시했고 이후 민간사업자에게 정보가 흘러갔다는 부분을 인지했다면 부패방지법의 공모 관계가 성립된다고 보고 있다.

수사팀은 설 연휴 직후 대장동·위례 개발 관련 배임 및 부패방지법 위반 혐의를 우선 적용해 이 대표를 소환 조사를 진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 씨가 천화동인 1호 지분(49%)의 절반가량인 428억 원을 이 대표 측에 약정했다는 뇌물 혐의에 대해선 추가 수사하기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검찰은 이 대표에 대해 ‘성남FC 후원금 의혹’과 ‘대장동·위례 특혜 개발 의혹’을 묶어 구속영장을 청구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염유섭·김규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