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7일 우크라이나 동부 도네츠크주의 전선에 위치한 부서진 학교 건물에서 우크라이나군 병사가 경계 근무를 하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러 "신뢰할만한 정보 토대로 공격"…우크라 "건물 등만 손상, 사상자 없어"
외신, 대규모 사상자 발생 징후 없어
가디언, 러시아 내부 분노 가라앉히려는 선전용일 수 있어

러시아는 8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동부 지역에서 대규모 보복 공격으로 우크라이나군 600명 이상을 숨지게 했다고 주장했다. 우크라이나 측은 이를 "허튼소리"라고 부인했다.

타스 통신 등에 따르면 러시아 국방부는 이날 성명을 통해 우크라이나군의 임시 기지로 쓰이는 도네츠크주 북부 크라마토르스크(크라마토프)의 건물 2개동에 로켓 공격을 벌여 600명 이상의 우크라이나군이 사망했다고 발표했다. 러시아 국방부는 이번 공습이 마키이우카 포격 사건에 대한 보복 작전의 일부라고 밝혔다. 우크라이나군은 지난해 12월 31일 러시아군의 임시 숙소였던 도네츠크주 마키이우카 건물에 고속기동포병로켓시스템(HIMARS·하이마스) 미사일로 공격을 가해 러시아군 발표 기준으로 89명이 사망했다.

러시아 국방부는 "이번 공습은 표적이 된 건물이 우크라이나 군대의 임시 숙소라는 신뢰할 만한 정보를 토대로 이뤄진 것"이라며 "건물 1개 동에는 600명 이상의 우크라이나군이 머물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날 러시아 국방부의 발표가 사실이라면 단일 공격으로 우크라이나군에 가장 많은 인명 피해가 발생한 사례가 될 수 있다.

그러나 우크라이나 측은 즉각 이를 부인했다. 올렉산드르 혼차렌코 크라마토프 시장은 이날 "오늘 이른 아침에 일어난 공습으로 교육시설 2개 동과 아파트 건물 8개, 차고 등이 손상됐지만 사상자는 없었다"고 말했다. 세르히 체레바티 우크라이나 동부군 대변인도 러시아 주장에 대해 "헛소리"라고 일축했다.

로이터 통신은 러시아 국방부가 우크라이나군 임시 숙소로 지목한 건물 2개 동을 직접 찾아가 봤지만, 창문 일부가 깨지고 건물 주변에 포격으로 인한 웅덩이가 생겼을 뿐 사상자가 나온 흔적은 보이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현장에 있던 CNN 기자들 역시 이 지역에서 대규모 사상자가 발생했다는 어떤 징후도 보지 못했다면서 크라마토르스크와 인근 영안실 등 특이 동향은 없다고 보고했다.

우크라이나군이 러시아군 사정거리 내에 대규모로 집결하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라고 가디언은 지적했다. 실제 도네츠크 최전선을 갔던 가디언 기자는 우크라이나군이 함께 모이는 것을 경계하고 있으며 여러 곳에 소규모로 흩어져 있었다고 전했다. 600명에 달하는 엄청난 사망자 수는 러시아 내 분노와 비판을 가라앉히기 위한 선전용일 수 있다고 가디언은 분석했다.

조성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