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경찰서 내부. 연합뉴스 자료 사진

범행 후 자수…경찰, 구속영장 신청 방침


서울 중랑경찰서는 9일 옆집에 사는 과거 직장 동료를 살해하고 자기 집에 불을 지른 혐의로 김모(62) 씨를 체포해 조사하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김 씨는 전날 오후 9시쯤 중랑구 망우동의 한 다세대주택 1층 박모(63) 씨의 집에서 박 씨를 둔기로 수차례 때려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김 씨는 박 씨와 대화하다가 같은 층 옆집인 자신의 주거지에서 둔기를 챙겨 돌아온 후 범행한 것으로 조사됐다. 김 씨는 4시간여 뒤인 이날 오전 1시 50분 자기 집에 핏자국이 남은 옷가지 등을 모아놓고 휘발유를 뿌려 불을 지른 혐의도 받고 있다.

김 씨는 자기 집에 불을 지른 뒤 경찰서 당직실을 찾아가 자수했다. 화재 신고를 받고 출동한 소방당국은 10여 분만에 불을 완전히 껐다. 경찰은 화재 진압 직후 피해자 박 씨의 시신을 확인하고 오전 2시 40분 살인과 현주건조물방화 혐의로 김 씨를 긴급체포했다.

김 씨는 경찰에서 "박 씨가 음식에 약을 섞어 건강이 나빠진 것으로 생각했고 대화 도중 내 편을 들어주지 않았다"며 범행을 모두 시인했다. 김 씨는 3∼4년 전 한 택시회사에서 박 씨와 함께 근무했고, 지난해 5월 다니던 회사에서 권고사직을 당한 것으로 경찰은 파악했다.

경찰은 이날 중으로 김 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하는 한편 퇴직 경위와 병원 진료기록 등을 확인해 구체적인 범행 동기와 배경을 조사할 계획이다.

노기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