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지난해 7월 8일 일본 나라현 나라시에서 참의원 선거를 앞두고 선거 유세 연설 중이던 아베 신조(왼쪽 사진) 전 일본 총리가 총격을 받고 쓰러진 직후 용의자 야마가미 데쓰야(오른쪽 〃)가 현장에서 붙잡히고 있다. AP·연합뉴스·뉴시스

현행범 체포돼 경찰→검찰 송치 후 6개월
그간 검찰은 ‘정신감정’…최근 정상 판단




아베 신조(安倍晋三) 전 일본 총리가 피격으로 사망한지 8일 꼭 6개월을 맞았으나 총격범은 해를 넘겨 이달에서야 1심 재판에 넘겨질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요미우리(讀賣)신문과 교도(共同)통신 등 일본 언론은 아베 전 총리의 피격 현장에서 검거된 용의자 야마가미 데쓰야(山上徹也·42)가 구속 기간이 만료되는 오는 13일 이전쯤 재판에 넘겨질 것이라고 보도했다.

지난해 7월 8일 나라(奈良)현 나라시에서 참의원 선거를 앞두고 유세 연설을 하던 아베 전 총리를 향해 사제 총기로 총격을 가한 혐의로 현행범 체포됐다. 현지 경찰은 같은 달 10일 그를 살인 혐의로 검찰에 송치했다. 검찰은 그 후 반년이 지나서야 야마가미를 재판에 넘기는 것이다.

그 사이 야마가미는 의료 시설에 구금돼 왔다. 검찰은 약 6개월 간 야마가미가 선악을 구별할 수 있는지 등에 대한 정신감정을 실시하는 ‘감정유치(鑑定留置)’를 취했다. 일본 형사소송법상 피의자 또는 피고인이 형사재판에서 받기에 정신적·신체적 문제가 없는지 확인이 필요할 경우 재판소(법원) 직권으로 혹은 검찰의 청구에 의해 감정유치를 할 수 있다. 감정유치 기간은 오는 10일까지였으며, 기한 만료를 앞두고 일본 검찰은 야마가미가 선악 판단에 영향을 미치는 정신질환이 인정되지 않아 형사적 책임을 물을 수 있다고 결론 내렸다. 그가 아베 전 총리 총격 전부터 범행을 용의주도하게 준비하는 등 강력한 계획성과 살의(殺意)가 인정된다는 것이다.

그 사이 일본 경찰은 살인 혐의로 검찰에 이미 송치됐던 야마가미에 대해 추가 혐의를 적용하기도 했다. 나라현 경찰은 야마가미의 살인 혐의 기소 전까지 그의 불법 사제 총기 제조 혐의(무기 등 제조법)와 해당 불법 총기를 발사한 혐의(총포도검류소지단속법) 등 최소 5가지 추가혐의를 검찰에 송치할 방침이라고 아사히(朝日)신문이 최근 보도했다.

한편 야마가미는 자신의 어머니가 특정 종교단체에 깊이 빠졌으며 해당 종교 단체와 아베 전 총기가 연관됐다는 생각에 총격 범행을 벌인 것으로 알려졌다. 체포 직후 경찰 조사에서 야마가미는 아베 전 총리에 대한 원한에 대해 "종교 단체의 리더를 노리려 했지만 어려워 아베 전 총리가 (그 단체와) 관계가 있다고 생각해 노렸다"며 "아베 전 총리에게 불만이 있어서 죽이려고 했지만, 정치 신조에 대한 원한은 아니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그는 지난 2002∼2005년 해상자위대에서 임기제 자위관으로 재직했으며 당시 소총의 사격과 해체 조립에 대해서 배운 것으로 확인됐다.

박준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