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경찰 마크. 연합뉴스

사전에 매수한 미성년자 모텔방 들여보내

자신을 사기로 고소한 남성을 타깃으로 정한 뒤 이 남성이 성매매에 나서도록 사전에 계획하고 돈을 뜯어낸 ‘셋업(Set upㆍ함정) 범죄’를 저지른 20대 남성 2명이 검찰에 넘겨졌다. 셋업 범죄는 미리 정한 대상을 함정에 빠뜨려 처벌을 피하는 대가로 금품 등을 요구하는 범죄 수법이다. 이는 주로 필리핀 등 동남아에서 한국인 관광객에게 미성년자를 접근시켜 성매매를 하게 하고 경찰 신고를 빌미로 돈을 받아내는 수법으로 쓰인다.

마포경찰서는 공동공갈, 강요미수 혐의 등을 받는 20대 남성 A 씨와 B 씨 2명을 지난 20일 구속 송치했다고 28일 밝혔다. 이들은 한 30대 남성을 표적 삼아 성매매를 하도록 모의한 뒤, 이를 빌미로 고소 취하와 금품을 요구한 혐의를 받는다.

경찰에 따르면 A 씨는 지난해 1억 2000만 원 상당의 사기투자를 당했다며 피해 남성으로부터 고소를 당했다. 고소 취하를 위해 A 씨는 지인 B 씨와 함께 이 남성을 함정에 빠뜨리기로 계획했다. A 씨 등은 지난달 12일 피해 남성과 술자리를 갖고, 그를 서울 성북구의 한 모텔로 보내 사전에 매수한 미성년자와 성매매하도록 했다. A 씨는 피해 남성에게 “여성이 성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한다”며 고소를 취하해달라고 협박했다. 또 B 씨와 함께 이를 무마하기 위해서는 돈이 필요하다고 협박해 280만 원 상당의 현금과 물건을 빼앗았다.

경찰은 이들에게 공갈을 당하고 있다고 있다는 고소장을 접수하고 조사에 착수했다. 이 과정에서 셋업 범죄를 인지한 경찰은 A 씨 등을 체포해 조사하고 지난 17일 구속했다.

김보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