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유경 식약처장 인터뷰

재활지원TF 꾸려 대응 주도
“전국 45개 하수처리장 분석
27곳 하수에서 필로폰 나와”

“36.6이라는 숫자를 아시나요.”

오유경 식품의약품안전처장은 “체온하고 비슷한 이 숫자는 마약을 한번 한 사람이 교정시설에서 나온 뒤 다시 마약에 손을 대는 비율”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마약이 사회적 문제로 떠오르고, 대한민국이 마약 청정국의 지위를 상실한 상황인 만큼 마약류 안전관리 정책을 담당하는 식약처장에게 관련 대책을 물어보지 않을 수 없었다.

오 처장은 “미국에서는 기존의 단속과 처벌은 기본이고, 마약 환자들의 재활과 지원에 대한 법안이 만들어지고 있다”며 “앞으로의 두 축의 하나는 당연히 단속이고, 또 하나인 예방이 중요해져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치료와 재활을 병행해 마약 환자들이 사회적으로 다시 복귀해 건강한 사회의 일원이 되도록 도와주는 것이 굉장히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식약처는 마약유통재활지원 태스크포스(TF)를 만들기도 했다.

다만 아직은 마약 재활 지원 인프라가 열악하다. 일본의 경우 마약 재활시설이 약 90개에 달하지만, 국내는 식약처 산하 한국마약퇴치운동본부에서 운영하는 마약중독 재활센터가 서울과 부산 등 2곳에 불과하다.

오 처장은 “현재 식약처는 전국 45개 하수처리장에서 하수를 떠 분석 중인데, 지난해에는 27개 하수에서 필로폰이 검출됐다”며 “현재 마약 중독은 서울과 부산에서의 문제가 아니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오 처장은 현재 마약재활센터를 전국으로 확대하기 위해 예산 작업을 추진하고 있다.

재활 프로그램도 개선하겠다는 계획이다. 오 처장은 “과거 재활센터에는 40∼50대가 많았다면 현재는 20대가 가장 마약을 많이 하는 세대”라며 “중장년에 맞춘 재활 프로그램도 옛날 방식이라 개선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SNS와 동영상에 익숙한 10대와 20대에게 마약 재활 교육을 하기 위해선 종이와 문서 방식의 현 교육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의미다. 오 처장은 “다양하고 다각적인 맞춤형 재활 교육 프로그램을 새로 만들고, 이동식 식중독 검사 버스와 같이 학교로 찾아가는 마약 예방 버스 등도 구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대 약학 학사·석사 △뉴욕주립대 약학 박사 △하버드대 의대 연구원 △서울대 약대 교수 △서울대 약대 학장 △제7대 식약처장

이용권 기자 freeus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