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유동규(가운데)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이 지난 7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재판에 출석하고 있다. 문호남 기자

방송인터뷰서 이재명·정신상 등 작심비판
“김문기를 모른다? 그건 이재명이 아니다”
“2014년 선거 자금, 모를만한 분이 아니다”
민주당 측 “檢서 풀려난 유동규, 일방 주장
이 대표에 범죄자 낙인 찍으려는 것” 반박


대장동 특혜 의혹으로 재판을 받는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성남시장·경기도지사 시절 보좌하던 경험에 대해 털어놓으며 그에 대한 작심 비판을 방송 인터뷰에서 쏟아냈다.

13일 오전 KBS를 통해 보도된 인터뷰에서 유 전 본부장은 이 대표에 대해 한때 “국민을 위해 이로운 일을 하려고 정치를 한다고 말해 감명 받은 적이 있다”면서도 “그 이로운 일을 하기 위해서는 정직해야 된다고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대장동 의혹에 관한 수사를 받던 도중 극단적 선택을 한 고 김문기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1처장에 대한 이야기부터 꺼냈다. 유 전 본부장은 “김 씨는 이 지사(이재명 대표)를 상당히 존경했다. 그분이 무슨 죄를 지었나, 열심히 일하던 분”이라며 “검찰에서도 내가 ‘김문기 씨한테는 단 하나의 나쁜 지시를 내린 적 없다. 그분은 전혀 몰랐다’고 했다”고 말했다. 이어 김 전 처장을 몰랐다고 말한 이 대표에 대한 비판을 이어갔다. 유 전 본부장은 “그 당시 골프를 같이 치면서 이 시장(이재명 대표)의 카트를 몰아주고 5시간 동안 내내 같이 이야기를 하고 했던 사람이 김문기다”며 “그런 사람을 모른다? 그건 이재명이 아니다”고 말했다.

유 전 본부장은 지역 주민들을 대하는 이 대표의 이중적인 모습을 지적하기도 했다. 그는 대장동 주민들에 대해 “이 시장이 당선되는데, 거기 주민들이 자신들의 숙원을 해결해줄 적임자라고 생각해서 상당히 몰표를 줬다”며 “당시 내부적으로는 (대장동) 공영개발이 확정됐었는데, 주민들에게 너무 해가 되는 것 아니냐고 얘기했더니 이 시장은 ‘고작 400표다’라고 말했다. 2014년 (성남시장) 재선 이후(의 일)이다”고 전했다.

또 2014년 이 대표의 성남시장 재선 당시 불법 선거자금이 오갔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유 전 본부장은 “(이 대표가) 일련의 벌어진 모든 일을 다 알고 있었다고 생각한다. 모를 만한 분은 아니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이 대표 최측근인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이 지난 2014년 이 대표의 성남시장 재선을 앞두고 유 전 본부장에게 1억 원을 받았다는 혐의에 관한 내용으로 보인다.

유 전 본부장은 “(이 대표가) 그런 것을 모르고 지나간다면 아마 정진상(전 민주당 대표실 정무조정실장) 실장 자체가 못 버텼을 것”이라며 “빛과 그림자와 같은 정 실장이 그런 걸 공유하지 않고 혼자 독단적으로 모든 걸 처리할 수 있다고 믿지 않는다”고 말했다.

정 전 실장과 김 전 부원장은 이 대표가 직접 측근으로 거론할 정도의 최측근으로 꼽힌다. 그러나 유 전 본부장은 정 전 실장과 김 전 부원장 사이에도 차이가 있다고 언급했다. 유 전 본부장은 “가장 핵심은 이 대표와 정 실장이고 그리고 김용과 저같은 경우는 거기에서 조금 떨어져 있는 (사이)”라며 “(이 대표와 정 전 실장이) 태양과 수성 정도라면 저희(유 전 본부장, 김 전 부원장)는 목성 정도다. 그 사이에는 화성, 지구 같은 것은 존재하지 않고 그 정도로 생각하면 된다”고 설명했다.

이날 유 전 본부장의 인터뷰 내용에 대해 민주당 측도 반박 입장을 내놨다. 민주당 검찰독재정치탄압대책위원회는 기자회견에서 “검찰이 대장동 사건의 주요 범죄혐의자인 유동규, 남욱을 풀어준 의도가 명백해지고 있다”며 “유 전 본부장이 먼저 요청해 이루어졌다는 이번 인터뷰에서 자신과 정 전 실장, 김 전 부원장 그리고 이 대표의 관계를 강조하는 발언을 반복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위원회는 “하지만 유 전 본부장은 정작 돈의 용처, 이 대표의 관여 여부 등의 핵심적 질문에는 ‘재판에서 말씀 드리겠다’며 답변을 피해갔다”며 “‘증거는 재판에서 밝히겠다’며 범죄혐의자들의 일방적 진술을 언론에 흘리는 검찰의 모습과 똑 닮아 있지 않는가”라고 비판했다.

위원회는 “검찰 수사의 목적이 분명하다. 일방적 주장을 언론에 도배해 국민의 눈과 귀를 가리고 이 대표와 그 주변 인사들을 범죄자로 낙인찍으려는 것”이라며 “대장동 사건의 진실을 밝히는 일은 안중에도 없다. 정치검찰로 전락해‘정적 제거를 위한 조작 수사’를 이어가겠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또 위원회는 “검찰의 끼워 맞추기식 무차별 폭로전, 범죄혐의자의 증언을 무기 삼은 표적 수사는 결코 성공할 수 없을 것”이라며 “이미 재판 과정에서 범죄혐의자들이 내놓은 일방적 진술의 모순점이 드러나고 있다. 법정에서 조작 수사의 진실이 명명백백히 밝혀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박준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