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이 8일 서울 중구 민주노총에서 열린 민주노총-건설산업연맹-공공운수노조 기자간담회에서 발언을 마치고 마이크를 내려놓고 있다. 뉴시스

파업장기화 전략… 역풍 가능성
조합원 잇단 이탈… 통제력 약화

민주노총이 화물연대 운송거부와 관련 지난 6일 총파업에 이어 14일 추가 총파업을 예고하며 강경 투쟁 방침을 분명히 했다. 화물연대 운송거부에 대한 국민 반감이 커지는 상황에서 민주노총이 선명성 투쟁을 위해 파업 국면을 이어가려는 의도란 분석도 나온다. 일각에서는 조합원 이탈과 정부의 ‘무관용’ 원칙 대응에 따른 고육책이라는 관측도 제기된다. 파업이 장기화할 경우 그 피해는 결국 침체국면에 빠진 국민의 몫이 될 수밖에 없다는 비판이 불거지고 있다.

8일 민주노총은 공공운수노조·건설산업연맹과 함께 기자간담회를 열고 추가 총파업과 함께 공공운수노조 결의대회(10일)와 ‘노조법 2·3조 개정 서비스연맹결의대회’(12일)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민주노총은 연말까지 총파업 등으로 대정부투쟁 돌파구를 열겠다는 계획이지만, 현장 호응이 기대에 미치지 못할 경우 오히려 역효과가 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민주노총 내에선 이번 파업 국면에서 밀릴 경우 노란봉투법·노동시장개혁 등의 현안까지 정부에 주도권을 내줄 수 있다는 불안감도 작용하고 있다. 노동계의 한 관계자는 “민주노총 내부의 선명성 경쟁 등의 요인으로 지도부를 위한 ‘파업(운송거부)’이란 비판이 나온다”고 지적했다. 화물연대 소속 관계자 또한 “파업 국면을 화물연대가 아닌 민주노총이 주도하는 모습이며, 생업에 종사하는 화물연대 조합원들 사이에선 빨리 출구전략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크다”고 말했다.

민주노총은 화물연대 운송거부 초기부터 투쟁 방침을 강조했지만 지난 6일 민주노총 총파업 당일 현대중공업그룹 조선 3사(현대중공업·현대미포조선·현대삼호중공업)와 대우조선해양 노조가 파업을 전격 유보했다. 화물연대 운송거부에 힘을 실어줄 것으로 여겼던 서울교통공사 노조와 전국철도 노조 또한 최근 총파업을 철회하는 등 민주노총의 통제력이 미치지 못하고 있다.

정부와 민주노총이 연일 강대강으로 맞서면서 산업계 피해는 확산하고 있다. 노동계와 사회적 대화기구인 경제사회노동위원회 내에선 정부가 요구조건인 ‘선 복귀 후 대화’ 기조에서 유연성을 발휘해 복귀와 대화를 병행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정철순 기자 csjeong1101@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