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발언하는 여당 원내대표　 주호영(가운데)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6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 참석해 발언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성일종 정책위의장, 주 원내대표, 김석기 사무총장. 연합뉴스

■ 국힘, 차기당권 싸고 ‘균열’

주 “당권주자 성에 안차” 발언에
장 “인물평 할때인가” 작심비판
‘한동훈 차출론’ 선긋고 자강론
‘윤심’해석 두고 파열음 조짐

내년 치러질 국민의힘 전당대회를 앞두고 주호영 원내대표가 꺼낸 ‘수도권 대표론’의 파장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핵심 관계자) 장제원 의원이 “당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시는 분들이 왜 스스로 당을 왜소하게 만드는 발언을 하는지 이유를 모르겠다”고 비판하며 제동을 걸었다. 정치권에서는 주 원내대표의 발언으로 한동훈 법무부 장관의 ‘차출론’까지 거론되고 있지만, 장 의원은 ‘자강론’에 무게를 싣는 모습을 보였다.

장 의원은 6일 문화일보와의 통화에서 “예산 통과 문제도 그렇고 국회 운영에 얼마나 많은 현안이 있나”라며 “(주 원내대표가) 그런 인물평을 할 때인가”라고 작심 비판했다. 앞서 주 원내대표는 지난 3일 대구에서 열린 토론회에서 차기 당 대표의 조건에 대해 “국회 지역구 의석의 절반이 수도권인 만큼 수도권에서 대처가 되는 대표여야 한다”며 “MZ세대에게 인기 있으며 공천에서 휘둘리지 않고 안정적으로 공천해야 한다”고 발언한 바 있다.

주 원내대표가 당권 주자로 거론되는 김기현·윤상현·조경태 의원 등의 이름을 거론한 뒤 “다들 (당원의) 성에 차지 않는다”고 평가한 데 대해서도 장 의원은 “당에서 인물을 키워야지 (왜 원내대표가) 스스로 인물이 없다고 당을 깎아내리는 발언을 해서 차기 지도부 선출에 찬물을 끼얹는지 모르겠다”고 비판했다. 주 원내대표의 발언은 지난달 25일과 30일 두 차례에 걸쳐 윤 대통령과 회동을 가진 것으로 알려진 직후 나온 것이어서 당 일각에서는 ‘윤심’(尹心·윤석열 대통령 의중)이 반영된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기도 했다. 이에 대해 장 의원은 “대통령께서 그런 말씀을 하셨을 리 없다”고 반박했다.

물밑에서 당권 경쟁을 이어가던 당권 주자들도 주 원내대표의 발언을 연일 비판하고 있다. 나경원 대통령직속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은 이날 CBS 라디오 인터뷰에서 주 원내대표의 발언에 대해 “내부 총질보다 더 나쁜 내부 디스”라고 비판했다. 김기현 의원은 이날 전당대회 1호 공약을 발표하며 “가치·세대·지역·계층의 확장”을 거론해 ‘수도권 대표론’을 뛰어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한편 주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제가 한 말 전체를 보면 너무 과민반응이고 과장되게 이해하시는 듯하다”며 “제가 어느 분이 성에 차다, 안 차다 할 계제가 아니다”고 해명했다.

이후민 기자 potato@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