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윤석열 대통령이 5일 서울 강남구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파르나스에서 열린 제54회 국가조찬기도회에 참석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 뉴시스

■ 조찬기도회서 위기의식 표명

“법 · 원칙 서야 복합위기 극복”

최근 회의서 “화물연대 파업은
북핵위협과 마찬가지” 언급도
“불법행위 굴복땐 악순환 반복”


윤석열 대통령의 5일 ‘법과 원칙’ 발언은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본부(화물연대) 불법 파업의 악순환을 끊어내겠다는 정부 방침을 재차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정부는 파업 동력을 되살리기 위해 비조합원을 향한 화물연대의 폭력·협박 행위가 기승을 부릴 것으로 보고 정면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이날 국가조찬기도회에서 “법과 원칙이 바로 서는 나라를 만들 것”이라며 “그것이 진정한 약자를 보듬고 복합 위기를 극복해 나가는 길”이라고 말했다. 전직 대통령들이 조찬기도회에서 주로 ‘희망’과 ‘평화’의 메시지를 내왔던 데 비하면 이례적으로 강한 위기의식을 표명한 셈이다. 윤 대통령은 “제가 처음 정치에 발을 디뎠을 때의 그 다짐, 자유민주주의를 수호하고 지켜나가겠다는 소명을 다시 한 번 새기고 약속드린다”고도 했다.

윤 대통령의 발언은 화물연대 집단 운송거부, 6일 민주노총 총파업, 무역수지 8개월 연속 적자 등에 따른 위기의식을 여실히 드러낸 것으로 보인다. 윤 대통령은 최근 참모들과의 회의에서 “불법 행위와 폭력에 굴복하면 악순환이 반복된다”며 노조 지도부의 비조합원 폭력 및 협박 행위에 대해 엄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이 과정에서 화물연대 사태를 “북한의 핵 위협과 마찬가지”라고도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북핵 위협에서 국민의 안전과 재산을 보호해야 하듯이 민주노총의 불법 파업으로부터 국가 경제와 국민 안전을 도모해야 한다는 뜻으로 읽힌다.

대통령실은 이르면 6일 국무회의에서 유조차에 대한 추가 업무개시명령을 내리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정부의 비상대응 체제 가동에도 불구하고 현장 상황이 급격히 악화하고 있어 오늘과 내일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고 전했다. 다른 관계자는 “언제든 업무개시명령을 내릴 수 있도록 실무 준비는 이미 마친 상태”라고 밝혔다.

여야는 윤 대통령과 정부 대응을 놓고 엇갈린 반응을 보였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민주노총 파업에 엄정히 맞서는 윤석열 정부의 대응에 대해 많은 국민이 지지를 보내고 있다”며 “민주노총이 아무리 불법 파업을 계속해도 윤석열 정부의 단호한 입장에는 전혀 변화가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정부가) 대화와 협상 대신 협박, 윽박지르기만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정청래 민주당 최고위원은 이날 오전 최고위원회의에서 “언제까지 목숨 걸고 화물차를 달려야 하느냐”며 이같이 말했다. 정 최고위원은 특히 윤 대통령이 화물연대 파업을 북핵 위협에 비유한 것과 관련해 “자국민을 핵폭탄에 비유하는 반국민적 망언”이라며 “국민이 말살 대상인가”라고 했다.

김윤희·이후민·김성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