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대통령,‘법치주의’ 강조
“노동 형평성 맞추는데 노력”

윤희근 “주동자 사법 조치”

윤석열 대통령은 28일 화물연대 총파업과 관련해 “노사 법치주의를 확실히 세워야 한다”며 법과 원칙에 기반한 강경 대응 방침을 분명히 했다. 윤 대통령의 이번 발언은 노동계 동투(冬鬪)를 앞두고 ‘무관용’의 원칙을 분명히 해 불법 파업의 악순환 고리를 끊겠다는 의도로 해석된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이날 국토교통부와 화물연대 간 첫 교섭을 앞두고 “극적으로 타결되지 못할 경우 업무개시명령이 발동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그동안 정부가 ‘엄포’의 수단으로만 활용했던 업무개시명령을 조기 발동해 무관용 원칙을 공고히 할 방침이다.

윤 대통령과 정부의 이러한 강경 대응은 이달 말부터 시작되는 각계 파업과도 밀접히 연관돼 있다. 오는 30일에는 서울지하철, 2일에는 철도 파업도 예정돼 있다. 정부는 강경 대응과 대화를 유도하는 양동 전략을 쓰고 있다. 국토부 관계자는 “화물연대의 합리적 요구사항에 대해선 언제든지 대화할 준비가 돼 있다”며 “문제 해결을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할 것”이라고 했다. 윤 대통령도 수석비서관회의에서 “노동시장 이중구조로 피해를 보는 저임금 노동자들은 더 힘들어졌다”며 “근로조건의 형평성을 맞추는 데 더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부는 업무개시명령 첫 발동을 위한 실무 준비에 들어갔다.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은 이날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화물연대 운송거부행위 관련 첫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에서 “극소수 강성 귀족노조 수뇌부가 주도하는 이기적인 집단행위로 국민 경제가 휘청거리는 상황이 반복되는 악습을 더 이상 두고만 볼 수는 없다”며 “이번 집단운송거부로 국가 경제에 매우 심각한 위기가 예상되면 업무개시명령을 발동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장관은 “업무개시명령에도 불구하고 복귀하지 않으면 법적 조치를 할 수밖에 없음을 명확히 밝힌다”고도 했다. 윤희근 경찰청장은 이날 중대본 회의 후 브리핑에서 “가용 경찰력을 집중 배치하겠다”며 “핵심 주동자 등은 사법 조치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집단운송거부로 인해 26일 기준 전국 14개 지역 130여 개소에서 5000여 명 이상이 운송을 거부, 컨테이너 반출·반입량이 평소의 28.1% 수준으로 급감했다. 지난 6월 화물연대가 진행한 8일간의 집단운송거부 때는 2조 원 이상의 경제적 손실이 발생했다.

김윤희·민정혜 기자 wor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