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축구대표팀의 주장 손흥민이 22일 밤(한국시간) 카타르 도하의 알에글라 트레이닝센터에서 훈련 도중 김민재와 장난을 치고 있다. 뉴시스

■ 월드컵 라이브
- 손흥민, 24일 우루과이戰 앞두고 동료들 긴장 풀어줘

선수들 밝은 표정으로 웃음보
엄숙한 분위기가 곧 화기애애
부상에도 ‘정신적 지주’ 역할

손준호 “사우디 승리 동기부여
이기고 싶은 마음 더 간절해져”

도하=허종호 기자 sportsher@munhwa.com

주장 손흥민(토트넘 홋스퍼)이 오는 24일(한국시간) 우루과이와 2022 카타르월드컵 H조 조별리그 1차전을 앞두고 축구대표팀의 긴장을 풀기 위해 분위기 메이커로 변신했다.

손흥민은 22일 밤 카타르 도하의 알에글라 트레이닝센터에서 열린 대표팀 훈련에서 분위기를 띄우는 데 주력했다. 손흥민은 가벼운 장난으로 긴장감 해소를 유도했다. 손흥민은 수비의 핵심이자 후배인 김민재(SSC 나폴리)와 대화를 나눈 후 왼쪽 주먹으로 엉덩이를 툭 건들었다. 그리고 복싱 포즈를 한 뒤 김민재의 엉덩이를 향해 오른손 스트레이트를 날려 눈길을 끌었다.

안와골절 수술 탓에 안면 보호 마스크를 착용한 손흥민은 공 뺏기 훈련에선 양손으로 부상 중인 왼쪽 눈을 가린 뒤 “아아∼ 시야가 가려!”라며 엄살을 부렸다. 잘 보이지 않기에 자신이 불리하다는 뜻. 장난기가 가득한 손흥민의 목소리는 동료들의 웃음보를 자극했다. 손흥민과 동갑내기인 황의조(올림피아코스)와 김진수(전북 현대), 손준호(산둥 타이산)는 큰 웃음을 지었다.

우루과이전을 앞둔 대표팀 분위기는 과한 긴장감에 다소 처질 수도 있었으나 손흥민 덕분에 화기애애하게 변했다. 특히 이날 훈련을 앞두고 파울루 벤투 대표팀 감독은 15분이나 선수들에게 연설했고, 엄숙한 분위기가 훈련까지 이어지며 긴장이 고조됐다. 훈련장의 공기가 무거워졌으나 손흥민의 조처로 인해 완화, 선수들은 밝은 표정으로 훈련에 집중할 수 있었다.

이미지 크게보기 축구대표팀의 홍철(왼쪽부터)과 손흥민, 황의조, 손준호, 김진수가 22일 밤(한국시간) 카타르 도하의 알에글라 트레이닝센터에서 패스 훈련을 하고 있다. 우루과이와의 결전을 하루 앞두고 있지만 손흥민의 익살스러운 행동으로 모두 유쾌한 표정이다. 연합뉴스

손흥민은 18세이던 2010년 A매치에 데뷔, 2014년 브라질에서 월드컵 무대에 첫발을 내디뎠다. 당시 22세로 막내였다. 그리고 2018년 러시아에선 선배들과 후배들 사이를 연결하는 중간고리 역할을 해냈으며, 이번엔 베테랑으로 카타르월드컵에 참가했다. 손흥민은 2018년 벤투 감독 부임 이후 주장을 맡아 4년간 정신적 지주 역할을 해냈다. 손흥민은 특히 안와골절 부상 탓에 우루과이와 1차전 출전이 불투명하기에 대표팀 분위기 조성에 더욱 공을 들이고 있다.

대표팀 선수들은 22일 사우디아라비아의 C조 조별리그 1차전 승리를 보고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었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51위 사우디아라비아는 3위이자 우승후보 아르헨티나를 2-1로 제압, 카타르월드컵 최고 이변을 낳았다. 김진수는 “아시아 국가로서 사우디가 이겼으니, 우리에게도 희망이 있다고 생각한다”며 “모두가 알다시피 축구는 강팀이 질 수 있고, 약팀도 이길 수 있다”고 강조했다. 손준호 역시 “같은 아시아 국가로서 선수들의 마음이 간절하다는 것을 느꼈다. 사우디의 승리가 우리에게 동기부여가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손흥민의 노력과 사우디아라비아의 승리도 해결하기 힘든 악재가 있다. 왼쪽 햄스트링(허벅지 뒤 근육)의 불편함을 호소하고 있는 황희찬(울버햄프턴 원더러스)이 좀처럼 팀훈련에 합류하지 못하고 있다. 황희찬이 우루과이전에 나서지 못하면 벤투 감독은 나상호(FC 서울)와 송민규(전북) 등을 점검, 대체자로 기용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