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진강 걸으며 ‘물멍’… 제월섬에선 ‘생태 예술’ 체험

이미지 크게보기 관광객들이 지난 10월 29일 전남 곡성군 입면 제월섬에서 열린 ‘2022 섬진강국제실험예술제-제월섬 국제자연미술판타지’에서 출품작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

■ 농촌애올래 - 전남 곡성군 ‘곡성 여기애’

‘물멍 트레일 워킹’ 1박 2일 진행
도시락 제공 … 다양한 먹거리도
아름다운 태안사 숲길돌며‘숲멍’
관광 · 민박 · 음식 등 체험 한번에

올해 ‘국제실험예술제’ 20주년
라이브 드로잉 · 생태 조형물 설치

곡성 = 글·사진 전세원 기자 jsw@munhwa.com

“지난여름 ‘숲멍’(숲을 보며 시간을 보내기)을 하며 지켜봤던 섬진강과 태안사가 너무 아름다워서 이번 가을에는 ‘물멍’을 즐기러 또다시 곡성을 찾았습니다.”

서울 성북구에 사는 김재흥(56) 씨 부부는 올해 여름, 탤런트 최주봉 씨가 출연하는 TV 여행프로그램을 시청하면서 섬진강이 흐르는 전남 곡성군으로 떠나기로 마음먹었다. 김 씨 부부는 지난 8월 ‘로컬(지역) 여행사’인 ‘그리곡성’을 통해 1박 2일간 ‘태안사 숲멍 프로그램’에 참여했다. 태안사 숲멍 프로그램은 곡성군의 태안사 숲길을 따라 걸으며 즐기는 여행코스다. 김 씨 부부는 지난달 28∼29일 섬진강 침실습지에 있는 ‘퐁퐁다리’를 따라 걸으며 물멍을 만끽했다. 퐁퐁다리는 바닥에 작은 구멍들이 뚫려 있어 붙은 이름이다. 김 씨는 “퐁퐁다리에서 아름답고 고즈넉한 섬진강의 정취를 누렸고, 그리곡성에서 챙겨준 도시락에는 곡성군의 특산물인 토란이 들어 있어 곡성군의 매력에 푹 빠질 수 있었다”고 말했다. 지난달 29일 오전 그리곡성에서 문화일보와 만난 김 씨 부부는 도시락 용기를 반납한 뒤 다음 관광지인 제월섬으로 향했다.

김 씨 부부가 참여했던 숲멍과 물멍은 곡성군의 농촌여행 프로그램인 ‘곡성 여기애(愛)’ 중 하나다. 관광·자연·민박·음식·체험을 한 번에 즐길 수 있는 상품이다. 곡성 여기애는 농림축산식품부가 농촌지역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 추진하고 있는 지역 단위 농촌관광공모사업(농촌애(愛)올래)의 일환이다. 지난 2017년 시작한 농촌애올래는 올해 10개 지방자치단체가 뽑혔다. 경기 연천군, 강원 원주시·홍천군, 충북 제천시, 충남 서천군, 전북 김제시·부안군, 곡성군, 경북 의성군·상주시가 올해 농촌애올래 사업 대상이다.

곡성군은 농촌애올래에 2020년 처음 선정된 이후 곡성 여기애를 통해 다채로운 관광코스를 마련했다. ‘자연과 음식이 주는 건강한 지역여행’을 표방하는 곡성 여기애는 지속 가능한 여행을 위한 환경 감수성과 스스로 즐거운 여행에 가치를 두고 있다. 코로나19 장기화로 부담스러운 대규모·단체여행 대신 소규모·개별여행이 인기를 끌면서 곡성 여기애는 가족 단위 관광객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사회적 거리두기에도 불구하고 지난해에만 800여 명이 곡성 여기애를 통해 곡성군을 다녀갔다. 특히 김 씨 부부처럼 재방문하는 관광객이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미지 크게보기 관광객들이 전남 곡성군의 절경인 섬진강 침실습지의 ‘퐁퐁다리’를 건너며 정취를 느끼고 있다. 그리곡성 제공

곡성 여기애의 대표적인 프로그램인 ‘섬진강 물멍 트레일 워킹’은 그리곡성(061-363-5650)과 네이버를 통해 손쉽게 예약할 수 있고, 주로 1박 2일 코스로 펼쳐진다. 물론 당일치기 코스도 있다. 1박 2일 코스는 그리곡성에서 두 끼를 도시락으로 제공한다. 첫째 날에는 약 4시간 정도 섬진강 일대를 걷고 난 후 곡성 먹거리를 맛보고 곡성군이 지정한 민박인 곡성스테이에서 머무른다. 다른 지역 숙소들도 이용이 가능하다. 둘째 날 아침에는 곡성에서 난 재료로 만든 따끈따끈한 아침 도시락이 숙소로 배달된다. 이후 곡성군 입면 계곡의 ‘곡성 치유의 숲’에서 상쾌한 공기를 마시며 스트레칭과 숲 거닐기 체험 등을 한다. 곡성 여기애는 별도의 인솔자가 없이 계절과 축제 등 지역 사정에 따라 프로그램이 달라지기에 그리곡성의 안내를 새겨들을수록 곡성 여행을 즐길 수 있다.

9세 딸과 7세 아들의 손을 잡은 40대 노모 씨 부부도 지난달 29일 그리곡성을 찾았다. 광주시에서 온 이들은 그리곡성에서 파워포인트(PPT)를 통해 ‘2022 섬진강국제실험예술제’와 숙박 시설을 비롯해 1박 2일간의 여행 코스 설명을 상세히 들었다. 이어 노 씨 가족은 비빔밥 도시락을 챙겨 첫 여행지인 제월섬으로 이동했다. 노 씨 가족이 이날 제월섬에서 참관한 생태예술축제인 섬진강국제실험예술제는 올해로 20주년을 맞았다. 총 14개국 60여 명의 예술가가 참여해 지난달 25일부터 30일까지 열렸다. 노 씨 가족은 이정희 제월섬국제자연미술판타지 기획단장의 설명을 들으며 제월섬 일대에 설치된 조형물들과 ‘라이브 드로잉’을 관람했다. 이후 노 씨 가족은 곡성심청어린이대축제가 열렸던 ‘섬진강기차마을’로 발걸음을 옮겼다. 노 씨는 “공기 좋은 곳에서 생태문화예술을 아이들이 체험할 수 있었고, 저렴한 가격으로 1박 2일간 도시락을 먹으며 곡성군 일대를 돌아다닐 수 있어 유익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