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이상민(오른쪽) 행정안전부 장관이 4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22년 제6차 안전정책조정위원회 및 제5회 중앙지방정책협의회 회의에 참석해 이태원 참사 희생자에 대한 묵념을 하고 있다. 뉴시스

국가기관 333곳에 통합 연결
1.5조 들여 구축해놓고 안 써

세월호 참사 이후 대규모 재난이 발생했을 때 관계기관이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1조 원이 넘는 예산을 투입해 재난안전통신망을 구축했지만 지난달 29일 발생한 ‘이태원 핼러윈 참사’ 때 해당 통신망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재난안전통신망은 4세대 무선통신기술을 기반으로 구축, 경찰과 소방은 물론 지방자치단체 등 333개 국가기관의 무선통신망이 하나로 통합돼 실시간으로 재난 상황을 통보받을 수 있게 돼 있다. 총예산 규모는 1조5000억 원으로, 2025년까지 망 구축에 3600억 원, 단말기 구입비에 4000억 원, 운영비에 7000억 원 등이 든다. 참사 당일 해당 통신망은 오후 11시 41분에서야 처음 사용됐다. 가장 신속한 소통을 했어야 할 용산재난상황실은 30일 0시 43분에 통화가 시작됐다.

이에 대해 방문규 국무조정실장은 4일 ‘이태원 사고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회의 브리핑’에서 “(지자체·경찰·소방 연결 재난안전통신망이 작동하지 않은 것은) 사실로 보인다”며 “효과적으로 구축된 재난통신망이 이런 재난 상황에서 효과적으로 사용되지 못한 것에 대해서 참으로 안타깝다고 생각이 되고 이와 관련된 조사 등도 이뤄져야 될 거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김성호 행정안전부 재난안전관리본부장은 “재난안전통신망은 기관 간의 사고 현장에서의 통화가 주요한 목적이다”라며 “사실 버튼만 누르면 유관기관에 포함돼 있는, 통화그룹에 포함돼 있는 기관들이 다 연결해서 통화를 할 수 있는 체제가 돼 있는데 이번에는 그 부분이 제대로 작동이 안 된 부분은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다만 기관 안에서의 통화는 재난안전통신망으로 원활하게 통화가 이뤄졌다”며 “가령 이제 경찰 같은 경우는 1500명, 1500대의 단말기가 현장에 있었고 그 1500대가 동시에 통화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행안부가 경찰국을 신설하면서 경찰 조직을 관리·감독할 권한을 부여받았으나 이번 참사를 통해 지휘·보고체계가 제대로 작동되지 않은 것이 드러남에 따라 그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하는 상황이다. 김 본부장은 “수사의 결과에 따라서 응분의 책임이 있는 부분에 대해서는 책임의 정도에 따라 책임을 지는 상황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황창선 경찰청 치안상황관리관은 “특별수사본부는 매우 독립적으로 운영될 것이며 현장 실무자뿐만 아니라 지위 고하를 불문하고 대상자 전원에 대해서 엄격한 수사가 이루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민정혜·권승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