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다음 달 6일 일본 가나가와 현 사가미 만에서 열리는 국제관함식에 군수지원함 소양함을 파견키로 했다. 일본 관함식에 참가하는 것은 박근혜 정부 때인 2015년 이후 7년 만인데, 한·일 안보 협력 강화 필요성이 제기되는 상황에서 내린 옳은 결정이다. 일본이 해상자위대 창설 70주년을 기념해 개최하는 관함식에는 우리나라를 비롯해 미국, 영국 등 10여 개국이 참가하며, 참가국 함정들이 인도주의적 연합훈련도 갖는다. 당당하게 참가해 대한민국 해군의 위용을 일본은 물론 세계에 과시해야 한다.

대통령실이 뒤늦게 국가안보회의(NSC) 상임위원회 회의까지 열어 이런 결정을 하면서 전투함 아닌 군수지원함을 보내는 것은 일각의 욱일기 논란을 의식한 소극적 태도로 비친다. 해상자위대 함정은 이미 1998년과 2008년 부산항에 왔고, 2002년 김대중 정부는 일본 관함식에 참가했다. 욱일기는 문제가 되지 않았다. 군국주의 시대 일본군의 상징물로서 아픈 역사를 되새기게 하는 것은 사실이지만, 그런 일본은 70여 년 전 패망했고 지금은 해상자위대의 깃발일 뿐이라는 인식이 공유됐기 때문이다.

난징학살 등 일본의 잔인한 살육전까지 겪었던 중국도 욱일기를 문제 삼지 않고 있다. 국제관례이기도 하다. 욱일기 논란은 문재인 정부가 2018년 제주 관함식 때 반일 소재로 악용하면서 과장된 측면이 크다. 식민지 콤플렉스에서 벗어날 때도 됐다. 태극기가 일본 영해에 휘날리는 것으로 보면 된다. 게다가 한·일 안보 협력은 어느 때보다도 절실한 시기다. 한·미·일 잠수함 훈련도 진행한 만큼 관함식 참가는 안보 협력의 또 다른 계기가 돼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