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재명, 수사에 당 방패 삼나

성남FC 의혹·방산주 논란 등
민주당 공보국 명의 잇단 해명
당 내서도 “이 의원실이 할 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당 뒤에 숨었다.”

이 대표의 검찰 수사와 방위산업 주식 보유 등에 관한 해명이 최근 ‘민주당 공보국’ 명의로 발표되는 것을 두고 나오는 말이다. 이 대표가 당을 자신의 ‘방패막이’로 삼고 있다는 비판인데, 줄곧 자신의 의혹에 대해 단 한마디도 하지 않던 이 대표는 20일 측근으로 수사망이 좁혀오자 비로소 “대선 불법 자금은 1원도 쓴 일이 없다”고 입을 열었다.

20일 정치권에 따르면, 민주당은 이달 초부터 이 대표의 성남시장일 당시 검찰 수사와 관련해 당 공보국 명의로 잇따라 입장을 냈다. 민주당 공보국은 지난 6일 취재진에게 “이 대표가 기업의 민원을 들어주고 성남시민구단 후원금을 받아 운영자금을 확보했다는 보도는 검찰의 일방적 주장으로 후원금이 아니라 광고계약에 따른 광고비”라며 “이 대표를 기소하기 위해 사건을 조작하려는 목적으로 볼 수밖에 없다”고 문자를 발송했다. 이어 10일에도 검찰이 이 대표가 성남시장일 당시 두산그룹 유치와 관련해 페이스북에 ‘(두산이) 지역사회 공헌으로 수십 억대 지원을 한다’고 쓴 글을 제3자 뇌물 혐의의 간접 인정 정황으로 본다는 보도를 언급하며 “상식적이지 않은 주장”이라고 문자 공지했다. 이 대표가 성남시장일 당시 의혹에 대해 민주당 공보국이 적극적으로 해명에 나선 것이다.

이 대표의 방산 주식 보유 논란과 관련해서도 11일 “해당 주식은 보궐선거 출마 결정 전 보유하고 있던 것으로 국회 국방위원회 활동과 무관하다”고 당 공보국 명의로 문자를 발송했다. 13일 이 대표가 주식을 전량 매각했다는 공지도 당 공보국 명의였다. 이를 두고 민주당 내에서는 이 대표가 당 대표가 되기 이전의 사항에 대한 해명을 민주당 공보국 명의로 하는 것을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대표 개인 신상과 관련한 공지는 당 수석대변인이나 대표 비서실, 혹은 의원실 명의로 공지되는 것이 통상적인데 당 공보국 입장으로 이를 내보내는 것이 맞느냐는 비판이다. 한 당 관계자는 “공보국 명의로 이 대표 개인 신상에 관한 해명을 내는 것은 전례가 없던 일로 도를 넘은 것”이라고 말했다.

19일 정치자금법 위반으로 체포영장이 발부된 김용 민주연구원 부원장의 입장문을 공보국이 대신 발송해 준 것도 문제라는 지적이 나온다. 민주당 관계자는 “민주연구원은 당과 별도로 독립된 조직인 데다 김 부원장이 민주연구원에 들어오기 전의 사안에 대해 공보국이 김 부원장의 입장문을 발송해주는 게 맞느냐”고 비판했다. 이 대표는 20일 오전 취재진에게 “김 부원장은 오랫동안 믿고 함께한 사람으로 그의 결백을 믿는다”며 “대선자금 운운하는데 불법 자금은 1원도 쓴 일이 없다”고 밝혔다.

이은지 기자 eu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