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16개서 10배 급증
기업결합 심사기준 개정할 듯

카카오 서비스 장애 사태를 계기로 플랫폼 독점 문제가 다시 거론되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문어발식 확장’을 막기 위해 독과점 플랫폼 기업에 대한 기업결합 심사기준을 개정하는 작업에 착수했다.

19일 카카오의 올해 반기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6월 30일 기준으로 카카오 계열사는 187개에 달한다. 국내 계열사가 134개, 해외 계열사가 53개다. 2013년 16개에 불과했는데 9년 사이에 계열사가 10배 이상으로 늘었다. 이 같은 문제점이 정치권 등에서도 집중적으로 거론된 후 카카오는 “계열사를 30~40개 정도 줄이겠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올해 들어 줄어든 계열사 숫자는 10개 안팎에 그친 것으로 알려졌다. 정보기술(IT) 업계에서는 카카오가 본업에 충실하지 못하고 사업 확장에만 집중해 이번과 같은 사태가 발생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번 데이터센터 화재로 정부는 카카오 등의 플랫폼 독점 문제를 본격적으로 들여다보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도 “독점이나 심한 과점 상태에서 시장이 왜곡되면 국가가 필요한 대응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독과점 해소 문제는 공정위가 담당한다. 공정위에 따르면 지난 7월 초부터 플랫폼 기업결합의 특수성을 파악하는 연구용역을 진행하고 있다. 공정위는 연말쯤 나올 연구 결과를 반영해 내년 중 심사기준을 손질할 전망이다. 특히 공정위는 온라인 플랫폼 사업자가 인수·합병(M&A)을 통해 새로운 업종으로 진출할 때 발생하는 경쟁 제한 효과를 엄격하게 따져볼 방침이다. 공정위는 연구 과업 지시서에서 “온라인 플랫폼 M&A는 기존 플랫폼에 새로운 서비스를 연결하는 형태로 이뤄진다”며 “복합적 지배력이 강화되면 여러 시장이 동반적으로 독점화될 우려가 있고, 거대 플랫폼 자체가 개별 상품·서비스 시장에 대한 진입장벽으로 작용할 수 있어 M&A 단계에서 충분히 심사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현재 공정위는 기업결합을 심사할 때 개별 상품·서비스 시장을 중심으로 경쟁 제한성을 판단하고 있다.

김병채·전세원 기자 haasski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