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은행 장애 247건 절반차지
24시간이상 금융사고도 28회나

불안한 소비자 온라인 금융 불신
뭉칫돈 기존 은행으로 대거 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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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터센터 화재로 발생한 대규모 ‘카카오 먹통’ 사태 영향이 온라인 금융에 대한 신뢰 문제로 번지고 있다. 편리하게 사용하던 서비스가 일시 멈추면서 불안을 느낀 금융소비자들 사이에서 예금을 전통은행으로 옮기는 분위기도 감지되고 있다. 전자금융사고가 카카오 금융계열사뿐 아니라 전 금융권에서 매년 증가하고 있어 이번 사고를 계기로 금융권의 전자금융 서비스 전반에 대한 안전을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19일 국회 정무위원회 양정숙 의원이 금융감독원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7년부터 지난 7월까지 국내 시중은행·특수은행·인터넷은행 등 13곳에서 발생한 전자금융사고는 총 421회다. 이 중 시중은행에서 발생한 전자금융사고는 247회로 이는 전체의 절반이 넘는 58.6%에 달한다. 인터넷은행은 105회, 특수은행은 69회였다. 전자금융사고 유형은 프로그램 오류, 시스템·설비 장애, 외부 요인, 인적 재해, 정보기술(IT) 사고 등 프로그램 오류와 시스템 문제로 집중됐다.

전체 전자금융사고 421회 중 복구되기까지 걸린 시간이 24시간 이내인 경우는 393회로 전체의 93.3%였다. 24시간 이상이 지난 전자금융사고도 28회나 됐다. 이 가운데 20회가 시중은행에서 발생했다. 양 의원은 “국민이 입었을 피해에 대한 보상과 확실한 재발 방지 대책이 수립되도록 금융당국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이번 사태로 카카오뱅크는 일시적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한 은행은 카카오 장애 사태가 발생한 15~16일 카카오뱅크에서 이체된 자금 비중이 가장 컸다고 밝혔다. 은행 관계자는 “몇몇 은행의 예금 금리가 올랐지만 주말에 카카오뱅크에서 온 금액의 경우 장애 사태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시중은행의 치솟는 예금 금리도 인터넷 전문은행 입장에서는 부담이 되는 요소다. 금융감독원의 금융상품통합비교공시 상 시중은행의 정기예금 상품 금리는 1년 만기 기준 최고 연 4.5%까지 올랐다. 인터넷전문은행은 이용자들이 금리 상의 이점을 이유로도 이용하고 있기 때문에 시중은행의 예금 금리가 높아지면 고객들이 이탈할 수도 있다.

카카오뱅크는 이날 신규가입자부터 한국은행 기준금리 인상분을 반영해 예·적금 기본 금리를 0.70~1.20%포인트 인상하기로 결정했다. 정기예금 1년 만기 금리를 연 4.50%로 1.20%포인트 인상했다. 2년 만기 연 4.55%, 3년 만기 연 4.60%의 금리를 제공한다.

정선형 기자 linear@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