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역대 정권 대북제재는
MB, 천안함사태로 첫 독자제재

정부가 14일 대북 독자제재를 발표하며 제재 그물망을 조이고 나선 것은 전임 문재인 정부에서 느슨해진 대북 제재 공조의 틀을 다시 짜려는 의미를 담고 있다. 문 정부는 이른바 ‘한반도 운전자론’을 내세우고 종전선언에 집착하면서 북한이 각종 도발은 물론 한반도 인근 공해에서 불법 환적을 일삼는데도 대응 조치에 나서지 않는 등 소극적 태도를 보여왔다.

정부는 이날 “북한이 전술핵 사용을 상정하며 전례 없는 빈도로 일련의 미사일 도발을 감행한 것을 강력히 규탄한다”며 북한 인사 15명·기관 16곳에 대한 독자제재를 추가 발표했다. 이는 문 정부가 지난 2017년 11월 대북 제재안을 내놓으면서 “제재 자체가 목적이 아니다”라고 명시한 것과 다른 점이다. 문 정부는 당시 제재안이 핵·미사일 도발의 중단과 비핵화 대화로 북한을 견인하기 위한 수단이라는 설명도 했었다. 북한은 유엔 대북 제재결의에 따라 유류 반입량을 제한당한 후 한반도 주변에서 선박 간 환적 수법으로 유류를 불법 반입해왔지만 문 정부는 감시에 소극적이었다. 오히려 미국·일본·호주 등 주변국들이 감시를 강화하고 관련 선박에 대한 제재를 가해왔다.

정부는 북한의 도발에 대해 독자제재 카드를 사용해왔다. 첫 번째 독자제재는 지난 2010년 3월 천안함 폭침에 대응해 이명박 정부가 가한 5·24조치다. 이 조치에 따라 △북한 선박의 남측 해역 운항 전면 불허 △남북교역(일반교역, 위탁가공교역 등)을 위한 모든 물품의 반·출입 금지 △한국민의 방북 불허(개성공단, 금강산 관광지구 예외) 및 북한 주민과의 접촉 제한 △북한에 대한 신규 투자 불허(진행 중인 사업의 투자확대 금지) 등이 취해졌다. 또 북한이 2013년 2월 제3차 핵 실험을 감행하자 박근혜 정부는 개성공단을 잠정 폐쇄하는 조치를 취했다. 이는 그동안 북한의 핵 실험이나 국지적 도발이 벌어질 때마다 압박 카드로 제시됐으나 활용되지 않던 초강경 대응 조치였다.

서종민 기자 rashomo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