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개 지자체서 1·2부 구단 운영
年운영비 30∼90% 보조금 지급

선수 연봉 등 매년 지출 느는데
기업 후원금 줄어 예산확보 비상
강원FC 전용구장 ‘백지화’ 결정
인천은 내년 市 지원금 2배 요청

광주=김대우 기자 ksh430@munhwa.com 춘천=이성현·인천=지건태 기자, 전국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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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남시에서 운영하는 프로축구 시민구단인 성남FC 후원금 의혹에 대한 검찰 수사 불똥이 애꿎은 다른 시·도민 구단으로 튀는 모양새다. 각 지방자치단체에서 운영 중인 시·도민 구단은 연간 운영비의 30~90%를 지자체 보조금(세금), 나머지를 광고비와 후원금 등에 의존하고 있는데 이번 수사로 기업들이 몸을 사리면서 내년 예산 확보에 비상이 걸렸기 때문이다.

6일 각 시·도민 구단 등에 따르면 현재 지자체가 운영 중인 시·도민 구단은 성남FC와 강원FC, 인천유나이티드, 수원FC, 대구FC, 김천상무 등 K리그1(1부)에 포함된 6개 구단과 K리그2(2부)에 소속된 광주FC, 경남FC, FC안양, 부천FC, 충남아산, 안산그리너스, 김포FC 등 모두 13개 구단이다. 1·2부 전체 23개 구단 중 시·도민 구단이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시·도민 구단은 지자체장이 실질적인 구단주로 매년 구단 전체 운영비의 30~90%를 보조금으로 지급하고 있다. 2부리그에 소속된 광주FC의 올해 전체 예산은 125억 원이다. 이 중 72%인 90억 원이 시 보조금이다. 같은 2부인 경남FC는 전체 128억 원 가운데 95억 원(74%), FC안양은 197억 원 중 60억 원(30.4%)이 지자체 보조금이다. 예산 규모가 더 큰 1부리그는 보조금이 더 많다.

연간 예산이 241억 원인 강원FC의 올해 도 보조금은 120억 원(49.7%), 대구FC는 211억 원 중 104억 원(49.2%), 수원FC는 202억 원 중 184억 원(91.0%)이 시 보조금인 것으로 파악됐다.

이처럼 지자체로부터 막대한 보조금을 받고 있지만 시·도민 구단들은 매년 인상되고 있는 선수단 연봉과 경기운영비 등으로 인해 재정이 빠듯하다. 보조금을 제외한 나머지 비용을 후원금이나 광고비, 입장권, 중계권료 수익 등으로 충당하고 있어 기업 후원이 줄어들 경우 구단 운영에 차질이 빚어질 수밖에 없다.

한 시민구단 관계자는 “K리그 인기는 갈수록 떨어지고 코로나19 사태로 기업들의 후원과 광고가 축소된 상태에서 성남FC 후원금 의혹 사건까지 터지면서 전체 시·도민 구단이 운영상 극심한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시·도민 구단 위기는 민선 8기 새 단체장들이 취임하면서 현실화하고 있는 분위기다. 강원도는 최근 열악한 재정 상황을 이유로 1000억 원 규모의 강원FC 전용 구장 건립 백지화를 결정했고 인천시는 내년 기업 후원금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하고 시 보조금을 올 본예산 대비 두 배 늘어난 100억 원을 요청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