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김관영 전북지사가 집무실에서 새만금 사업 조감도를 배경으로 하이퍼튜브 유치 과정을 비롯해 전북 경제 발전에 대한 비전과 청사진을 밝히며 환하게 웃고 있다. 윤성호 기자

■ 민선 8기 시도지사에 듣는다-김관영 전북지사


도지사 직속 기업유치실 두고
미래차·메타버스 산업 등 육성
발로 뛰는‘세일즈 지사’될 것

새만금 남북도로 내년쯤 완공
항만·공항·철도도 착착 진행

인구감소 막고 고용 늘리려면
결국 ‘경제 활성화’만이 해법


전주 = 박팔령 기자 park80@munhwa.com

‘약무호남 시무국가’(若無湖南 是無國家).‘호남을 지키지 못하면 국가도 없다’는 의미로 임진왜란 당시 이순신 장군의 편지 속 한 대목이다. ‘호남 경제 발전 없으면, 선진 국가도 없다’쯤으로 변환해도 무방할 듯싶다. 민선 8기 지방선거에서 당선된 김관영 전북지사도 ‘경제 발전’을 최우선 과제로 꼽고 있다. 그는 ‘민생, 혁신, 실용’을 내세우면서도 전북 경제 발전을 위해 정부와 대기업 투자, 지역 사회의 협력과 협치가 최우선이라고 강조했다. 지난 지방선거에서 전국 최고 득표율 82%로 당선됐다. 그에게 거는 전북도민들의 기대도 크다. 취임식에서도 “‘전북 경제를 살리고 전북의 새로운 미래를 열어라’라는 도민의 명령을 받들겠다”고 했다. 지난달 중순 익산과 군산 지역 호우 피해 현장을 다녀온 김 지사를 집무실에서 만났다.

―‘경제 발전’을 최우선 과제로 꼽았다.

“경제 발전의 원동력은 결국 투자 유치다. 정부와 기업 투자를 쌍두마차로 특히 미래차 산업벨트 구축, 메타버스 융복합 산업 등 21개 과제를 선정해 투자 유치에 나서며 전북 발전의 원동력으로 삼을 것이다. 최우선 공약으로 국내 5개 대기업 계열사를 유치하겠다고도 약속했다. 물론 이 과정에서 전북 도내 구성원들의 협력과 협치는 기본 전제다. 전북 14개 시군과의 협력뿐만 아니라 국민의힘 등 지역 정치계와 경제·교육·시민사회 단체까지 협치와 협력이 필수 조건이다.”

―대기업 유치 가능한가.

“5개 대기업뿐만 아니라 프런티어 기업 유치가 핵심이다. 대기업·프런티어 기업 유치를 통해 경제 생태계가 활성화돼야 일자리가 늘고 복지와 인구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기업을 ‘설득’하고 기업이 올 수 있도록 ‘유도’하고 기업 하기 좋은 ‘제도’를 만드는 3가지 전략이 동시에 펼쳐져야 한다. ‘세일즈 도지사’가 되어 전국을 누비며 기업을 설득할 것이다. 새만금과 농생명산업, 문화산업 등 전북의 잠재력을 바탕으로 매력적인 프로젝트를 추진해 대기업 투자를 유도하겠다. 기업 유치와 애로 해소를 전담할 기업유치지원실을 도지사 직속으로 신설하겠다. 전북에 오면 기업과 기업인이 대우받고 성공할 수 있다는 믿음을 심어주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

―취임 직후 미래 교통 수단인 하이퍼튜브 시험센터 유치 소식이 있었다. 소감은.

“취임 후 정부 투자를 이끌어 낸 첫 사례인데 쉽지 않은 경쟁이었다. 하이퍼튜브는 항공기의 속도와 열차의 도심 접근성을 동시에 충족시키는 미래형 교통수단이다. 현재 미국 등 주요국에서 기술 선점을 위한 경쟁이 가속화되고 있다. 원천 기술을 장악한다면 향후 세계시장을 지배할 수도 있는 사업이다. 9000억 원 규모의 이번 사업으로 미래 성장의 중요한 모멘텀을 마련했다. 센터 유치를 계기로 새만금의 미래, 대한민국의 미래를 열어나가겠다.”

인터뷰 이후에도 전북 익산시 청소년디딤센터, 충청·전라권 교통안전체험교육센터, 군산항 준설토 제2투기장, 법무부 지역특화형 비자 시범사업 등 전북의 공모사업 선정이 줄을 이었다. 김 지사의 경제 발전 우선 전략이 힘을 받고 있는 모습이다.

―기업 유치를 강조했는데 다른 지역과 중복이 많아 보인다. 차별화 전략은.

“하이퍼튜브 종합지원센터 유치에서도 주효했던 요소가 새만금의 부지 조건이다. 여의도 면적의 140배가 넘는 새만금은 무엇이든 그려내고 담아낼 수 있는 백지와도 같은 공간이다. 특히 198만㎡(60만 평)가 넘는 새만금 장기임대용지는 3.3㎡(1평)당 연간 5000원 미만의 임차료로 100년간 사용할 수 있다. 이런 임대용지를 132만㎡(40만 평) 정도 더 확보할 계획이다. 기업들의 투자 계획에도 대응이 쉬워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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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30년 숙원인 새만금 사업은 어디만큼 왔나.

“새만금 내부에 남북·동서 도로는 물론 신항만, 신공항, 인입 철도 사업이 착실하게 진행되고 있다. 공항이 완성되면 바닷길, 철길, 하늘길 등 새만금 트라이포트(Tri-Port)가 완성되는 것이다. 새만금 개발에 결정적인 모멘텀이 된다. 기업 투자가 활성화되고 새만금이 관광 문화의 축으로 형성되는 길이 열리는 것이다. 국제공항과 더불어 새만금 테마파크와 같은 관광 문화의 상징이 형성되면, 중국을 비롯한 세계인들의 발길을 유도할 수 있다. 개인적으로는 내년에 완공되는 새만금 남북도로에 기대를 걸고 있다. 새만금을 가로지르는 내부 간선 도로축이 십(十)자형으로 완성되면 방조제와 바다만 보이던 새만금의 모습이 완전히 달라 보일 것이다. 기업들에도 청사진을 그릴 수 있는 실질적 공간이 눈에 들어올 것이다.”

―전북은 야당 세력이 강하다. 소외되지 않겠나.

“저는 철저한 ‘실용주의자’다. 정책이 이념의 포로가 돼서는 안 된다는 확고한 신념이 있다. 전북 발전을 위해서는 여야, 이념, 진영을 넘어 지혜를 모아야 한다. 협치를 하면 훨씬 더 큰 성과를 낼 수 있다. 바른미래당 원내대표 시절 ‘협상의 달인’으로 불렸다. 이 점을 백분 활용하겠다. 지역 현안을 해결하기 위해 여당 의원들을 끝까지 설득할 것이다. ‘중앙-지방 협력회의’를 통해 전북의 비전과 발전 방향을 꾸준히 알리겠다.”

―인구 감소·지역 소멸은 국가 어젠다로 전북도 피해갈 수 없다.

“인구 감소는 국가 차원의 문제이지만 전북은 청년층을 비롯한 인구 유출이 매우 심각하다. 도내 14개 시군 중 10곳이 소멸 위험에 처해 있다. 인구 감소를 막는 해법은 결국 기업 유치를 통한 일자리 창출과 교육, 정주 여건 개선이다. 유아교육부터 평생교육까지 새로운 모델을 만들기 위해 교육청과 협력하고 도 차원에서도 노력할 것이다. 지방소멸대응기금을 활용해 주거·상하수도 등 생활 인프라를 개선하고 도농 교류를 확대하겠다. 청년들이 미래를 설계할 수 있고, 귀농·귀촌을 통해 제2의 삶을 펼칠 수 있는 전북을 만들겠다. 정책적 노력도 쏟겠다. 체계적인 지방 소멸 대응을 위해 전문 연구센터를 설립하고, 저출생·청년 일자리·중장년 고령화·농촌 활력·도시재생·다문화 등 생애주기와 특화된 6개 분야별 인구정책을 추진하겠다. 지역 연고가 있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유료시설 할인 혜택 등을 부여하는 ‘전북사랑도민제도’를 시행해 체류 인구 확대에 노력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