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신경식 ‘육아방송’ 대표이사 회장은 지난 13일 서울 여의도 육아방송 회장실에서 가진 문화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정부가 육아정책을 근본적으로 강화하고, 구체적인 저출산 타개책을 세워야 한다”고 역설했다.

■ 100세 시대 명사의 건강법 - 신경식 육아방송 대표이사 회장

‘운동 빼면 쓰러진다’ 생활신조
젊을땐 테니스 이젠 골프 즐겨
나물에 사과·땅콩·치즈 등 넣어
‘신경식 비빔밥’으로 식단관리

글·사진=박현수기자

‘신경식’ 하면 떠오르는 첫 이미지는 정치인이다. 4선 국회의원 출신에 집권당 사무총장, 정무장관과 최고 정치 지도자들의 ‘비서실장’만 자그마치 다섯 번이나 지냈으니 그럴만도 하다.

1973년 정일권 국회의장 비서실장을 시작으로 김영삼 민주자유당 대표최고위원 비서실장, 이회창 한나라당 대통령 후보 비서실장, 대통령이 된 김영삼 신한국당 총재 비서실장, 이회창 한나라당 명예총재 비서실장을 지냈다. 그래서 당시 ‘직업이 비서실장’이라는 말까지 있었을 정도다. 게다가 국회의원의 꽃이라는 국회 문화체육공보위원회 상임위원장과 대한민국 헌정회 회장도 지냈다. 그는 소위 ‘김핵관’이다. 고 김영삼 전 대통령 핵심관계자.

그러나 그는 원래 신문기자 출신이다. 1963년 대한일보 견습기자로 언론계에 첫발을 디딘 후 정치부장을 거쳐 정치인으로 외도하다 2010년 국내 유일의 임신, 출산, 유아교육 전문 채널인 ‘육아방송’ 대표이사 회장으로 언론계에 복귀한 것이다.

지난 13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에 있는 육아방송을 찾아 신 회장을 만났다. 초면이었는데도 편안했고, 84세 나이에도 불구하고 건강해 보였다. 초등학교 시절부터 운동선수로 다져진 체력 덕분이라고 했다. 초등학교 때는 육상선수, 중·고교 시절에는 탁구 선수생활을 했다. 대학 다닐 때는 당구를 쳤고, 기자와 국회의원 시절엔 테니스를 즐겼다. 의원 시절 출입기자단, 사무처 직원, 국회의원이 참가한 국회 테니스 대회에서 3년 연속 단·복식에서 우승했을 정도로 수준급이다. 테니스뿐만 아니라 축구에도 뛰어난 실력을 발휘했다.

지금은 골프로 건강을 관리하고 있다. 9월에 2건, 10월엔 무려 6건이나 예약돼 있다. 골프를 치러 가지 않을 때는 주 2~3회 동네에서 스크린 골프를 한다. 최고 스코어는 76타. 지금도 90대 중반을 친다. “운동 빼면 쓰러진다”는 그의 말이 실감 날 정도다.

그의 일과는 어떨까. 새벽 4시에 일어나 맨손체조와 1시간 정도 독서로 시작한다. 역사책을 주로 읽지만, 약해지는 믿음을 바로잡기 위해 기독교 관련 책도 틈틈이 읽는다. 오전 6시 30분 연희동 자택 인근 연세대 대운동장으로 간다. 트랙 바깥쪽으로 크게 한 바퀴 돌면 700m. 1시간 정도 4회전 걷고 집으로 돌아오면 약 5000 보를 걷게 된다. 하루 평균 7000 보 정도 걷는다.

이미지 크게보기 신경식 회장은 "예전부터 낙관적으로 살아왔다."며 "무슨 일이든 잘못될까 걱정을 하지 않는다. 초조함 없이 여유를 가지고 산다"고 말했다.

아침 식사 메뉴가 독특하다. 일명 ‘신경식 비빔밥’이다. 큰 대접에 시금치와 콩나물 등 7가지 기본 나물을 넣고, 고추장과 참기름. 여기까지는 일반적인 비빔밥 재료다. 추가로 쇠고기와 사과, 토마토를 갈아 넣는다. 게다가 땅콩, 치즈, 블루베리, 올리브유도 넣는다. 몸에 좋다는 건 다 넣어 비벼 먹는다. 최고의 건강식이라고 귀띔했다. 이렇게 먹고 나면 든든해서 점심시간이 돼도 배가 고프지 않다고 했다. 그래서 약속이 없으면 오후 2시쯤에 오찬을 한다. 그 대신 점심과 저녁은 가볍게 한다. 저녁 식사는 누룽지에 과일, 와인 한잔을 마시고 보통 오후 10시쯤 잠자리에 든다.

그는 고혈압 가족력이 있다. 부친과 조부가 고혈압으로 별세했다. 그래서 특별히 혈압 관리에 신경 쓴다. 열심히 몸 관리를 한 덕분에 최근 한 달 치 혈압 수치를 보니 지금은 지극히 정상이다. 혈압 외에는 딱히 이상 증세가 없다. “몸에 칼을 댄 적이 한 번도 없다.”고도 말했다.

신 회장은 “예전부터 낙관적으로 살아왔다”며 “무슨 일이든 일이 잘못될까 걱정을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좋은 게 좋은 거다. 초조함 없이 여유를 가지고 산다”고도 했다. “모질고 악착같은 면이 없는 성격”으로 전형적인 충청도 기질이라고 들려줬다. 바로 이런 성격이 그의 건강비결로 귀결된다.

그는 적이 없기로 유명하다. 회고록 ‘7부 능선엔 적이 없다’가 이를 말해준다. 정상을 차지하려면 무리를 해야 하고 남을 끌어내려야 하는데, 그러다 보면 적도 생기고 건강도 잃는다는 것이 그의 지론이다. 정상보다는 7부 능선쯤에서 만족하는 삶. 언론인이자 정치인 신경식 회장이 건강하게 사는 최고의 비결로 보였다.

신 회장은 인터뷰 도중 육아 문제와 함께 저출산 얘기가 나오자 목소리 톤을 높이기 시작했다. “이대로 10년 지나면 초등학교 입학생이 현재의 절반 정도로 줄어든다”고 우려했다. 그는 “인구가 국력”이라면서 “저출산이 계속되면 국력이 약해진다”며 열변을 토했다. 따라서 정부가 육아정책을 근본적으로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근 국민의힘 상임고문단을 만나 육아정책과 구체적인 저출산 타개책을 세워달라고 당부했다고 말했다. “TV 채널 150개 가운데 육아방송은 유일하며 비영리 목적이지만 정부가 전혀 관심을 갖지 않고 있다”며 “정부지원과 육성이 필요하다”고 힘줘 말했다.

이미지 크게보기 신경식 회장은 "정상을 차지하려면 무리를 해야 하고 남을 끌어내려야 하는데, 그러다 보면 적도 생기고 건강도 잃는다"며 "정상보다는 7분 능선쯤에서 만족하는 삶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 신경식 육아방송 대표이사 회장이 걸어온 길

1938년 충북 청원군에서 태어났다. 청주 주성초등학교, 청주중·고등학교, 고려대 문과대학 영어영문학과를 졸업했다. 이후 1963년 대한일보에서 견습기자로 언론계에 첫발을 디딘 후 정치부장을 거쳐 1973년부터 1979년까지 정일권 국회의장 비서실장을 지냈다.

1981년 제11대와 1985년 제12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민주한국당 후보로 충북 청주시·청원군 선거구에 출마했으나 민주정의당 정종택 후보에 밀려 낙선했다.

1988년 제13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민주정의당 후보로 충북 청원군 선거구에 출마해 당선됐다. 이후 1991년 김영삼 민주자유당 대표최고위원의 비서실장에 임명됐다. 이후 민정계임에도 김영삼을 지지했다. 이른바 신민주계였던 셈이다.

1992년 제14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민주자유당 후보로 같은 선거구에 출마해 당선됐다. 1993년 민주자유당 총재비서실장에 임명됐다. 1994년부터 1996년까지 대한민국 국회 문화체육공보위원장을 역임했다. 1996년 제15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신한국당 후보로 같은 선거구에 출마해 당선됐다. 같은 해 말부터 1997년까지 정무제1장관, 1997년 신한국당 총재비서실장, 1998년 한나라당 사무총장, 1999년 한나라당 총재비서실장에 임명됐다.

2000년 제16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한나라당 후보로 같은 선거구에 출마해 당선됐다. 이때 2위였던 자민련 오효진 후보와는 불과 16표차. 2004년 제17대 국회의원 선거를 앞두고는 불출마 선언을 했다.

이후 한나라당, 새누리당, 자유한국당, 미래통합당, 국민의힘 상임고문을 역임했다. 부인 최금녀 여사와의 사이에 2남 1녀를 두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