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美 ‘물류 허브 마비’되나 미국 주요 철도노조가 오는 16일 오전 0시 1분부터 전면 파업을 예고한 가운데 14일 뉴욕주 올버니 카운티 인근의 셀커크 기지창에 화물 열차들이 정차돼 있다. 이 기지창은 철도회사 CSX가 소유하고 있으며, 미 북동부 철도 물류의 허브다. AP 연합뉴스

최악의 ‘공급망 붕괴’ 우려

협상시한 하루앞 근로계약 진통
美장거리 화물운송 5분의2 차지
하루 2조8000억원 손실 불가피
외신 “인플레이션 부채질할 것”

대륙횡단 ‘암트랙’은 운행 중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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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일 노동절 항공 대란으로 몸살을 앓았던 미국이 이번에는 철도 노동조합의 파업 예고로 철도 물류 ‘올 스톱’ 위기에 놓였다. 완전 파업 시 하루 20억 달러(약 2조8000억 원) 손실에 물류 공급망이 추가 붕괴할 수 있어 인플레이션이 악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외신들은 오는 11월 중간선거를 앞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최악의 국면에 직면했다”고 평가하고 있다.

미 일간 워싱턴포스트(WP),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미 최대 산별노조 중 하나인 국제기계·항공우주노동자협회(IAM) 소속 4900명은 14일(현지시간) 철도 운송업체(사용자) 측과의 잠정 계약안을 부결시키고 파업을 승인했다. 협상 시한인 오는 15일 자정을 하루 남겨둔 상황에서 주요 화물 철도회사와 노조 간 근로계약 체결이 여전히 진통을 겪고 있는 것으로, NYT는 “파업을 피하기 어려운 신호”라고 전했다. 이에 따라 16일 오전 0시 1분(한국시간 오후 1시 1분)부터 전면적 파업이 시작될 것이라는 관측이 유력해지고 있다. 미국에서의 철도 파업은 1992년 이후 30년 만이다.

철도파업 가능성이 높아지자 전미 여객 철도공사인 ‘암트랙’(Amtrak)은 15일부터 여객 철도 노선 운행을 잠정 중단하기로 했다. 워싱턴, 시카고, 로스앤젤레스(LA)를 비롯한 대도시를 오가는 대부분 노선이 운행되지 않을 예정이다. 암트랙은 “대다수 열차가 화물철도가 소유하고 유지·관리하는 선로에서 운행되기 때문에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커서 이 같은 조치를 취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시카고 대도시권 통근열차시스템 ‘메트라’(Metra)와 LA ‘메트로링크’(Metrolink) 역시 불가피하게 스케줄 변경에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외신들은 철도파업이 곧 “인플레이션을 부채질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미국 철도협회에 따르면 그 외 미 전역에서 약 7000여 대의 장거리 화물열차가 멈춰 설 것으로 예상된다. 철도는 미국 장거리 화물 운송의 약 5분의 2와 수출 3분의 1을 담당하고 있다. 식료품, 연료 등을 실어 나르는 화물열차가 사실상 ‘올 스톱’ 상태에 들어설 것이라는 분석이다.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 행정부에서 수석 고문을 맡았던 제이슨 퍼먼 하버드대 경제학과 교수는 “철도파업은 그 무엇보다 크고, 빠르게 공급망에 타격을 입힐 것”이라고 폴리티코에 말했다. 전미 철도협회(AAR)에 따르면 철도파업이 현실화하면 미국 경제는 하루 20억 달러씩 경제적 손실을 입을 것으로 추산됐다.

바이든 대통령이 이날 세계 5대 모터쇼 중 하나로 꼽히는 디트로이트 모터쇼에 참석하며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정책을 홍보하고 나섰지만, 당장 직면한 철도파업이 해소되지 않는 한 인플레이션 해결이 어려울 것이란 평가도 나온다. 폴리티코는 “다만 바이든에게는 이것을 멈출 수 있는 실제적 힘이 있다”고 했다.

김현아 기자 kimhaha@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