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굿바이 퀸 지난 8일 서거한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을 애도하는 추모객들이 12일(현지시간) 영국 런던의 버킹엄궁 앞에 위치한 그린 파크에 꽃다발들을 놓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 관 첫 대중공개·추모행렬

“여왕 보려고 5시간 기다려”
자일스 대성당 앞엔 8㎞ 줄

장례앞둔 런던 警 1만명 배치
운구 길목엔 야영 등 금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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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이 서거한 지 닷새째인 12일(현지시간)에도 영국인들의 슬픔은 가실 줄 모르는 분위기다. ‘정신적 지주’의 죽음 앞에 영국인들은 “따뜻하면서도 꼿꼿했던 여왕의 빈자리가 클 것”이라며 눈물을 흘렸다. 영국 정부는 오는 19일 런던 웨스트민스터 사원에서 엄수될 예정인 장례식에 75만 명의 인파가 몰릴 것으로 보고 대책 마련에 나섰다.

여왕의 관이 대중에게 처음으로 공개된 이날 스코틀랜드 에든버러 성 자일스 대성당엔 추모객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에든버러 공무원인 소피 맥퍼슨-크로스는 뉴욕타임스(NYT)에 “여왕의 관을 보기 위해 5시간을 줄 섰다”면서 “여왕은 때때로 어두웠지만, 사랑의 감정이 넘쳤던 분”이라고 말했다. 스코틀랜드 북부에서 에든버러까지 차를 몰고 온 피트 바인더는 영국 가디언에 “여왕은 물론 찰스 3세에게도 엄청난 존경심을 갖고 있다”며 “그가 훌륭한 왕이 되리라고 믿는다”고 강조했다.

영국 BBC 등에 따르면 이날 성 자일스 대성당을 방문한 시민은 약 1만여 명으로, 차례를 기다리는 줄이 8㎞까지 이어졌다. 외신들은 관이 공개되는 13일 오후까지 3만 명에 가까운 인파가 몰릴 것으로 전망했다.

소란도 있었다. 각종 추문으로 ‘전하(His royal highness)’ 호칭을 박탈당한 여왕의 차남 앤드루 왕자가 모습을 드러내자 한 남성이 “당신은 병자다!”라고 소리치며 난동을 피웠고 경찰은 곧바로 그를 체포했다. 반(反) 군주제를 주장하는 시위대도 대성당 주변에서 “제국주의를 폐기하라” 등의 구호를 외쳤다. 영국 경찰은 “추모 분위기를 망치는 어떤 행위도 용납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영국 정부는 오는 14일 런던에서 본격적인 장례 절차가 시작되기에 앞서 시민들의 안전 확보를 위한 대책 마련에 나섰다. 특히 국장이 치러지는 19일 런던 웨스트민스터 사원엔 약 75만 명이 넘는 인파가 운집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며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이는 찰스 3세 국왕의 전 부인인 다이애나빈이 1997년 숨졌을 당시 조문객과 맞먹는 수치다. 우선 영국 정부는 런던 시내에 1만 명의 경찰을 배치하고 대테러 인력도 대기시킬 예정이다. 또 여왕의 관이 이동하는 길목에서의 야영을 금지하고 정치 구호가 적힌 현수막 등의 반입도 제한한다고 밝혔다. 버킹엄궁도 차분한 추모와 함께 친환경 조문을 요청했다.

손우성 기자 applepi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