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례식직후 뉴욕 유엔총회로
푸틴·시진핑 등은 불참할 듯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의 국장이 열리는 19일을 전후해 각국의 조문 외교가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우크라이나 전쟁을 계기로 세계가 ‘서방과 반(反)서방’으로 갈린 가운데 이번 조문 외교가 화해와 긴장 완화의 장이 될지, 갈라진 세계를 더 적나라하게 드러내는 계기가 될지에 대해 관심이 집중된다.

12일(현지시간) 외신 등에 따르면 장례식에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참석 계획을 밝혔고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총리 등은 참석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 등이 참석을 확정했고,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 펠리페 6세 스페인 국왕 등도 참석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미국에서 열리는 유엔 총회(19∼20일)와 비슷한 시기에 장례식이 열리면서 정상들은 장례식 직후 바로 뉴욕으로 향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윤석열 대통령도 장례식에 참석하기 위해 유엔 총회 참석과 관련한 해외 순방의 일정을 변경했다. 윤 대통령은 오는 18일 찰스 3세 영국 국왕이 주최하는 리셉션에 참석한 후 이튿날 런던에서 열리는 장례식에 참석한다는 계획이다. 김건희 여사도 순방에 동행한다.

서방에 적대적인 국가들의 조문 참석 여부에도 관심이 쏠리는 가운데, 중국 외무성은 왕치산(王岐山) 국가 부주석이 전날 재중국 영국 대사관을 방문해 애도의 뜻을 나타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홍콩 민주화, 신장(新疆)위구르족 등 인권 문제 등으로 관계가 날로 껄끄러워지고 있는 영국을 향해 중국이 ‘화해의 메시지’를 던졌다는 평가도 나온다.

그러나 장례식이 갈라진 세계를 더 명확히 보여주는 외교 이벤트가 될 것이란 분석이 더 지배적이다. 실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불참 의사를 밝혔고,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도 현재까지 별다른 언급이 없어 불참이 예상된다.

임정환·김선영·서종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