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미경 전 최고위원, 과거 발언 언론공개에
“가처분 인용시 사퇴? 낭만섞인 결말없다”
“8월 초 상황 왜 지금 얘기하는지…” 반박

이미지 크게보기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가 지난 17일 서울남부지법에서 당 비상대책위원회 효력을 정지해달라며 낸 가처분 신청 사건의 심문을 마친 뒤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가 “가처분이 인용되면 대표직을 사퇴하겠다고 했다”고 했던 자신의 발언을 공개한 정미경 전 최고위원의 언론 인터뷰에 대해 “8월 초의 낭만 섞인 결말은 말 그대로 가능성이 없다”고 일축했다.

이 전 대표는 31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같이 밝히며 정 전 최고위원의 언론 인터뷰 기사를 공유했다. 정 전 최고위원은 이날 중앙일보와 인터뷰에서 지난 8일 이 전 대표와 제주도에서 만나 대표직 사퇴를 권유한 사실을 공개했다. 정 전 최고위원은 인터뷰에서 “당시 이 대표에게 가처분 신청을 하지 말라고 설득했는데 이 대표가 ‘가처분이 인용되면 그때 사퇴하겠다’고 말했다”고 주장했다. 정 전 최고위원은 ‘준석맘’이라는 별명을 갖고 있을 만큼 이 전 대표와 가까운 사이로 알려져 있다.

이에 대해 이 전 대표는 “8월 초 상황의 이야기를 왜 지금 하는지 모르겠다”며 “정 최고위원이 가처분을 하지 말 것을 종용하면서 이야기하였고 저는 정 최고위원에게 가처분을 진행하고 그 결과에 따라서 잘못된 것을 교정하고 사퇴해도 사퇴하는 거지 이건 용납이 안 된다고 이야기했다”고 반박했다.

이 전 대표는 “정 전 최고위원이 그즈음 장제원 의원과 여러 차례 통화 후에 본인은 사퇴하겠다며 단독으로 사퇴 기자회견을 했다”며 “그 이후에 정 전 최고위원과 어떤 대화도 한 바가 없다”고 주장했다. 정 전 최고위원의 사퇴와 언론 인터뷰를 통한 자신의 발언 공개가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핵심 관계자)’과 무관하지 않다는 걸 시사하는 발언으로 보인다.

이 전 대표는 “물론 가처분 이후에 저자들이 처신을 어떻게 하는지에 따라 다른 방향성도 가능성이 있었겠다”면서도 “지금 방향성을 보면 정 전 최고위원이 언급한 8월 초의 낭만 섞인 결말은 말그대로 가능성이 없다”고 말했다.

특히 이 전 대표는 이날 오전 페이스북에 추가로 글을 올려 윤핵관 등 당내에서 자신과 마찰을 빚고 있는 측과 자신의 갈등에 대해 “결국 의와 불의의 싸움이 되어 간다”고 주장했다. 이 전 대표는 이번 글에서 “저들이 넘지 못하는 분노한 당심의 성을 쌓으려고 한다”며 “당원가입으로 힘을 보태달라”고 요청했다.

주호영 비상대책위원장의 직무 정지를 결정한 법원의 가처분 심리 결과 이후 다시 지방 칩거·잠행에 들어간 이 전 대표는 외곽에서 계속적인 여론전과 지지세력 규합을 진행하며 당내 입지를 유지 및 확대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노기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