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전당대회 마무리 후 SNS 글
“무게중심” “견제와 균형” 언급도
“당, 다양한 목소리의 용광로 돼야”

이미지 크게보기 28일 더불어민주당 신임 당대표로 선출된 이재명(오른쪽) 의원과 최고위원으로 선출된 고민정 의원이 서울 송파구 올림픽 체조경기장에서 열린 제5차 정기전국대의원대회(전당대회) 경선 결과 발표 뒤 대화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28일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에서 최고위원에 당선된 고민정 의원은 경선 결과 발표 후 “듣기 좋은 소리만 듣고, 보고 싶은 것만 보아서는 국민의 정당이 될 수 없다”고 언급했다. 당내 주류 세력이 이재명 신임 당대표를 중심으로 한 친명(친 이재명)계로 재편된 상황에서 친문(친 문재인)계임을 자처하는 고 의원이 친명 그룹에 선제적으로 쓴소리를 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고 의원은 이날 전당대회가 끝나고 오후 9시 30분쯤 SNS에 올린 글에서 “민주당은 다양한 국민의 목소리를 듣는 국민의 정당, 그래서 결국 승리하는 정당이 되어야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고 의원은 “그것이 김대중의 정신, 노무현의 가치, 문재인의 성취를 이어야할 지금 민주당에게 주어진 역사적 사명”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또 이번 전당대회 경선 과정에 관해 고 의원은 “전당대회를 치르며 다양한 목소리들이 분출되었고, 치열하게 경쟁했다”며 “저도 가짜뉴스 등으로 공격을 많이 받았지만, 시간이 흐를 수록 추가 무게중심을 잡아가듯 우리 당원들께서 ‘견제’와 ‘균형’을 맞춰주셨다고 생각한다”고 돌이켰다.

이날 전당대회가 마무리되며 이재명 의원이 신임 당대표로 선출되는 등 새 지도부 구성이 확정된 만큼 고 의원은 당내 경쟁구도를 정리하고 민생을 향한 정치를 펼치자는 제안으로 보이는 내용도 언급했다. 고 의원은 “이제, 서로에게 향했던 시선을 국민들 삶의 현장으로 돌리고, 그곳에서 국민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면서 우리는 하나가 될 것”이라고 했다. 아울러 그는 “민주당은 국민들의 다양한 목소리를 수용하고, 하나로 녹여내는 용광로가 되어야 한다”며 “그렇게 해서 민생의 위기, 민주주의의 위기를 초래하고 있는 윤석열 정부에 맞서는 단단한 강철, 강한 야당으로 거듭나야 한다”고 촉구했다.

한편 이날 신임 당대표로 선출된 이 의원을 비롯해 향후 민주당을 이끌 최고위원으로 친명계 후보인 정청래, 박찬대, 서영교, 장경태 의원이 당선됐다. 선출직 최고위원 5명 중 4명을 친명계가 차지한 셈이다. 비명(비 이재명) 혹은 친문계로는 고 의원만이 유일하게 지도부 진입에 성공했다.

게다가 민주당은 당대표에게 지명직 최고위원 2명의 임명 권한을 주고 있다. 따라서 이 신임 대표가 지명하는 최고위원도 친명계일 가능성이 높은 만큼 사실상 민주당 지도부는 고 의원만을 제외하고 ‘친명 일색’으로 재편될 가능성이 농후하다.

이미지 크게보기 고민정 더불어민주당 의원 페이스북 캡처

따라서 고 의원의 이번 글은 그간 경선 과정에서 빚어진 친명 및 비명·친문계 간의 마찰, 향후 지도부 운영에 있어 친명계 이외의 목소리 반영 등에 관한 자신의 입장을 드러낸 것으로도 풀이된다. 고 의원이 이번 글에서 ‘견제’ ‘균형’ 등을 언급한 것 역시 자신만이 친명계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당 지도부에 진입한 점을 강조한 것으로 해석될 수도 있다.

다만 이 신임 대표는 당 지도부가 ‘친명 일색’이란 평가를 받는 것에 대해 선을 긋고 있다. 이 신임 대표는 이날 당선 후 기자들과 질의응답에서 ‘친명 지도부라는 비판이 있다’는 질문에 “그 분(신임 최고위원)들 중 상당수가 이재명계라고 불리고 있었는지 잘 모르겠다”며 “사실이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박준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