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시로 국회찾고 의장단 만찬

대통령 비서실은 오는 9월 첫 정기국회를 앞두고 물밑에서 여야 정치권과의 접촉면을 넓히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등 야당이 대통령실 이전 및 관저 이전 등 업체 선정에서의 적절성과 이른바 ‘사적 채용’을 겨냥한 국정조사를 요구한 상황을 대비하는 모습이다. 윤석열 대통령도 국회의장단을 만찬에 초청해 이야기를 나눈다는 계획이다.

18일 대통령실 복수의 관계자에 따르면 이진복 정무수석 등 대통령실 정무라인의 인력이 수시로 국회를 찾아 정기국회 준비에 돌입했다. 정무수석비서관실 인력 부족으로 국회 상임위원회마다 1명씩 전담자도 배치하지 못하는 상황이지만, 여야 구별 없이 가능한 한 넓은 폭으로 접촉에 나서겠다는 방침이다.

이는 윤 대통령의 집무실을 용산으로 옮기는 과정에서 민주당을 중심으로 제기됐던 ‘사적 수주’ 의혹 등에 대응하는 차원으로 분석된다. 민주당 등 야권은 전날(17일) 국정조사요구서를 제출했다. 민주당 의원 169명 전원뿐 아니라 기본소득당 용혜인 의원, 무소속 양정숙·김홍걸·윤미향·민형배·박완주 의원 등 총 175명이 서명했기 때문에 야권의 힘만으로 국정조사 개시를 밀어붙일 수 있다. 민주당이 단독 추진보다는 여당과의 협의를 우선하겠다는 입장으로 여지를 열어둔 상황에서 대통령실 정무라인 또한 물밑 활동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대통령실 정무라인이 분주해진 배경에는 8월 임시국회가 정기국회 전초전으로 흐른 면도 있다. 휴가철인 8월은 ‘정치 하한기(夏閑期)’로 불려왔지만 이번에는 국정조사뿐 아니라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재개정 등을 두고 여야 공방전이 치열하다.

윤 대통령이 오는 19일을 전후로 신임 국회의장단을 용산 대통령실로 초청해 만찬을 열기로 한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대통령실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김진표 국회의장과 김영주·정진석 국회부의장, 이광재 국회 사무총장 등과 함께 집무실에서 저녁 식사를 할 예정이다.

서종민 기자 rashomo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