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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갑 국민銀 부동산위원
‘부동산 트렌드 수업’출간

“부동산 시장은 단기적인 흐름에 일희일비하지 않고 트렌드를 제대로 알아야 한다.”

언론인 출신으로 국내 대표적인 부동산 전문가로 활동 중인 박원갑 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이 최근 ‘박원갑 박사의 부동산 트렌드 수업(메이트북스·사진)’을 펴냈다. 지난 집값 급등기에 ‘똘똘한 한 채’ 현상을 예견한 박 위원이 5년 만에 내놓은 신작이다.

박 위원은 이 책에서 최근 몇 년 사이에 부동산 시장에 떠오른 MZ세대(1980년대 초∼2000년대 초 출생)에 주목한다. MZ세대는 시장을 잘 살피면서 돈 되는 것은 다 투자하는 ‘투자 유목민’ 스타일이라는 점을 파악한다. 특히 아파트에서 태어나고 자란 MZ세대의 주거 공간 선호도를 고려할 때 아파트 공화국은 계속될 수밖에 없다고 강조한다. MZ세대의 투자법을 꼼꼼히 분석, 금리 인상 시기 혼돈의 부동산 시장에서 투자에 성공하는 방법을 제시하고 있는 것이다.

저자는 MZ세대 트렌드를 이해할 수 있는 주요 키워드로 아파트를 마치 게임 아이템 사듯이 투자한다는 뜻의 ‘아파트 득템’, 레저도 도심 모텔·호텔에서 즐긴다는 의미의 ‘콘크리트 레저’, 안전한 주거 공간이라면 더 큰 비용을 지불하는 ‘주거 가안비(價安比)’ 등을 꼽았다. 저자는 MZ세대의 아파트 선호도가 워낙 높아 부동산과 아파트를 동일시할 정도지만, 이면에는 월급(노동 소득)으로 기성세대(내 집 마련과 부동산 재테크)를 따라잡지 못하는 조급함도 깔려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이 책은 △우리는 왜 부동산으로 울고 웃는가 △달라진 시대, 달라진 부동산 시장 풍경 △거친 변화 속의 부동산시장에서 우리 삶도 조마조마 △세상의 주역 MZ세대 공간 욕망을 욕망하라 △다가오는 설렘과 뉴노멀, 생존법을 찾아라 △혼돈의 시대, 나의 슬기로운 부동산 해법 찾기 등 6장으로 구성됐다. 각 장은 구체적인 사례를 소개해 부동산을 잘 모르는 일반 독자들도 쉽게 이해하도록 구성했다.

이 책은 한국 부동산시장을 둘러싼 핵심 트렌드도 심도 있게 분석한다. 의(衣)·식(食)과 노는 것은 비슷한데 주(住·집값)만 유독 비대해지는 사회가 됐다고 평가한다. 한국에서 유독 두드러진 현상인 ‘집이 주인’인 ‘아파트교(敎)’가 나타났다는 대목은 흥미롭다. 저자의 강남 부동산에 대한 진단도 통찰력이 엿보인다. 강남 아파트가 밖으로 잘 ‘드러내지 않고 가치를 저장’하는 축장(蓄藏) 자산이 됐다는 것이다.

이 밖에 인구 쇼크와 비대면 소비로 위축될 상가시장의 어두운 미래, 정보 홍수 시대에 대응해 거짓 정보에 휩쓸리지 않는 법, 투자가 삶의 일부가 된 사회에서의 행복설계법도 제시한다.

박 위원은 “앞으로 호황기에는 패닉바잉(공황구매), 침체기에는 거래 절벽 등으로 변동성이 더 심해질 수 있다”며 “부동산 투자에 성공하고 싶다면 트렌드를 빠르게 따르는 패스트 팔로어(fast follower)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저자는 고려대 정치외교학과를 나와 문화일보 기자로 활동했으며 건국대 부동산대학원 석사, 강원대 부동산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현재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으로 일하며 한국개발연구원(KDI) 경제정책 자문위원 등을 맡고 있다.

김순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