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전 비공개 최고위원회 개최
친윤-친이 비대위 갈등 심화
원로들 “與 국정책임감 없다”

당 대표 직무대행직을 사퇴한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1일 의원모임과 의원총회를 잇달아 갖는 등 비상대책위원회 체제 전환을 위한 속도전에 나섰다. 이르면 이날 중 비대위 윤곽이 잡힐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된다. 하지만 당 지도부 해체와 비대위 구성 과정에서 당헌·당규에 위배되는 부분이 있다는 지적이 계속돼 여권의 내홍은 한동안 지속될 전망이다. 특히 윤석열 대통령 지지율이 20%대로 추락한 상황에서 여전히 ‘밥그릇’ 싸움에 매몰돼 있는 ‘위기불감증’ 여권에 대한 비판이 거세다.

양금희 국민의힘 원내대변인은 이날 “오전 10시 30분에 비공개로 최고위원회의를 열어 의견을 모아 11시에 초선의원 모임의 운영위원 6명과 간담회를 가질 예정”이라며 “오후 1시 30분에 재선, 2시엔 3선 이상 의원들과 간담회를 가진 뒤 3시에 의원총회를 열어 당헌·당규에 맞춰 비대위로 전환할 수 있도록 의견수렴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형수 원내대변인은 “권 원내대표의 직무대행직 사퇴, 최고위원들의 사퇴 자체를 당의 비상상황으로 봐야 한다는 논의를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당내에서는 여전히 친윤(친윤석열)계를 중심으로 무리하게 비대위 전환을 밀어붙이고 있다는 지적이 있다.

당 원로들은 친윤계와 이준석 대표 등 당 지도부를 싸잡아 비판했다. 대통령 지지율 하락세가 이어지고 경제 위기가 심화되는 상황에서 쇄신보다는 자리다툼에 매달리는 등 여당으로서의 책임감이 없다는 취지다. 황우여 당 상임고문은 “윤 대통령의 집권 초 당이 국정 전반을 아우르고 국민 통합의 기반을 마련해야 하는데 이를 제대로 못 하면 정권 자체의 큰 흠결이 될 것”이라며 “친윤이든 이 대표든 어느 쪽의 잘잘못을 따지는 차원이 아니라 국민에 대한 죄송함, 자책감을 갖고 조속히 정상화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재오 상임고문은 “당이 어려울수록 정도를 가야 하고 원칙을 지켜야 하는데 자꾸 체제를 흔들어 뭘 하려고 하는 것은 일부 윤핵관들의 장난질로 정상적인 일은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한 중진 의원은 “이 대표가 전국을 돌며 윤핵관을 자극하는 글을 올리는 것도 무책임한 처사”라고 지적했다.

민병기 기자 mingmi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