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공무원법 해석과 적용은 모든 공무원 동일해야…감찰 요청 회신 추후 공유”

이미지 크게보기 자신이 근무하는 대구지검 정문 앞서 출간한 책을 들고 기념사진을 찍은 임은정 대구지검 부장검사. 임 검사 페이스북 캡처

자신의 검찰 생활에 대한 소회와 언론 기고 내용 등을 종합한 책 ‘계속 가보겠습니다’를 최근 출간한 임은정 대구지검 부장검사가 더불어민주당 주도로 국회에서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법안이 처리되는 과정에서 집단행동에 나섰던 검사들을 감찰할 것을 26일 요구했다. 행정안전부 내에 경찰국을 신설하려는 정부 방침에 반발해 전국 경찰서장 회의(총경 회의)를 열었던 경찰들을 징계·감찰하려는 움직임이 본격화되자 ‘법 적용 형평성’을 명분으로 검찰에도 동일한 잣대를 적용하라고 촉구한 것이다.

임 부장검사는 이날 오전 자신의 페이스북에 “법질서와 공직기강 확립을 위해서는 특정 집단에 대한 특례나 예외를 허용해서는 안 된다”며 “경찰관들에 대한 감찰 착수 뉴스를 접하고 법률 해석과 적용의 통일성, 재발 방지 등을 위해 검찰 역시도 신속하게 감찰에 착수해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 집단행동을 한 검사들에 대한 감찰을 요구한다”고 밝혔다.

앞서 전국 평검사 대표 150여 명은 검수완박 법안의 국회 본회의 상정을 앞둔 지난 4월 19일 서울중앙지검 2층 회의실에서 회의를 열고 “‘검수완박’ 법안은 헌법을 자의적으로 해석해 검사의 수사권과 영장청구권을 모두 박탈하는가 하면 경찰의 직접 영장청구권까지 인정하고 있어 헌법에 반할 소지가 크다”고 격하게 반발한 바 있다. 전국 단위로 평검사 회의가 열린건 2003년 당시 강금실 법무부 장관의 인사 방침 관련 논의 이후 19년 만이었다.

임 부장검사는 “경찰국 설치와 관련해 반대의견을 표시한 마스크 착용·총경 회의 등 의견 발표에 대해 행안부 장관이 ‘공무원에게 금지되는 집단행동’ 운운하고, 급기야 총경 회의 참석자들에 대한 감찰에 착수하였다는 뉴스를 접했다”며 “행안부 장관의 발언을 처음 접하고 윤석열 정부에서의 눈치 없는 행동인가, ‘검찰은 되지만 경찰은 안 된다’는 이중잣대의 발로인가 궁금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검찰에서의 검사회의 개최와 성명 발표가 공무원에게 금지되는 집단행동이 아니라 법령 개정안에 대한 폭넓은 의견 수렴과 하의상달의 의사 표현이라면, 경찰 역시 다를 바 없고, 그렇다면 경찰 역시도 검사들이 그러했듯 관련 회의 개최와 성명 발표를 서로 권장하고 북돋움이 마땅하다”며 “법안에 대해 공무원들이 회의하고 집단 반대 성명을 발표하는 것이 국가공무원법에서 금지하는 집단행동이라면, 경찰도 그러면 안 되지만 검찰 역시도 그러면 안 된다”고 지적했다.

임 부장검사는 “휴가 중인 어제 저녁 잠시 사무실에 나가 내부 감찰제보시스템을 통해 대검 감찰부에 감찰을 요청했다”며 “추후 대검 감찰부의 회신은 같은 행위로 감찰 회부 된 경찰분들과 공유할 예정이니 참고하기 바란다”고 덧붙였다.

노기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