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86.9… 15.2P 떨어져
3월 이후 5개월 연속 하락

3고(高)(고물가·고금리·고환율), 인플레이션 우려, 공급망 차질,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등 복합 악재로 기업 경영 환경이 악화하면서 기업경기실사지수(BSI)가 약 2년 만에 90선 아래로 떨어졌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지난 11∼15일 매출액 기준 600대 기업을 대상으로 8월 BSI를 조사한 결과, 전망치가 86.9를 기록했다고 26일 밝혔다. 이 지수가 기준점인 100보다 높으면 전월보다 경기를 긍정적으로 보는 기업이 많다는 의미이고, 낮으면 부정적 전망이 많다는 뜻이다. BSI가 90 아래로 내려온 것은 2020년 10월 이후 1년 10개월 만이다.

8월 BSI는 지난 3월 이후 5개월 연속 하락한 것으로, 낙폭도 15.2포인트로 컸다. 전경련은 “2015년 3∼7월 19.4포인트가 떨어진 이후 가장 큰 수준의 낙폭”이라고 말했다. 2015년 당시는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확산 시기였다.

업종별로 보면 8월 BSI는 제조업(82.5)과 비제조업(91.4) 모두 3개월 연속 부진했다. 제조업과 비제조업이 동시에 3개월 이상 부진 전망을 기록한 것은 역시 2020년 10월 이후 1년 10개월 만이다. 제조업 중에서는 반도체 기업이 포함된 전자·통신장비업(107.1)과 의약품(100.0)만 기준선인 100 이상이었다. 비제조업 중에서는 100을 넘은 업종이 없었다.

조사 부문별 8월 BSI의 경우 고용(103.4)만 2개월 연속으로 긍정적인 전망을 보였다. 자금 사정(89.6), 채산성(89.6), 내수(89.9), 수출(93.9), 투자(98.2), 재고(105.2) 모두 부정적이었다. 재고의 경우 기준선 100을 넘으면 부정적 전망(재고 과잉)을 의미한다. 채산성과 자금 사정은 2020년 8월(채산성 85.1, 자금사정 88.3) 이후 2년 만에 처음으로 90선 아래로 하락했다. 전경련은 국내 기준금리 인상으로 회사채 금리가 상승하는 등 기업의 자금조달 환경이 악화하고 원·달러 환율이 급등하면서 수입단가가 오른 것이 채산성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분석했다.

추광호 전경련 경제본부장은 “3고의 지속으로 기업 경영환경이 극도로 불투명해져 투자·고용이 어려워질 위험성이 커졌다”며 “기업의 세 부담 경감으로 비용 부담을 완화하고 불필요한 규제를 개선해 민간경제에 활력을 불어넣어야 할 시점”이라고 권고했다.

김병채 기자 haasski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