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8~2019년 무슨 일 있었나

이미지 크게보기강제북송 재발방지 토론회 권성동(가운데) 국민의힘 당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가 15일 오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탈북선원 강제북송 사건에 대한 법적 고찰 및 재발 방지방안 마련을 위한 토론회’에 참석해 전화를 받고 있다. 왼쪽부터 국민의힘 국가안보문란 실태조사 태스크포스(TF) 단장인 국민의힘 한기호 의원, 권 원내대표, 태영호 의원. 국회사진기자단

북송 뒤 즉결처형 소문 퍼지고
코로나 확산 겹쳐 한국행 기피

軍관리 北어선 불법 조업 횡행
정부가 ‘외화벌이 지원’ 비판도

김연철 前 통일도 美 체류 파악

이미지 크게보기 2019년 11월 7일 문재인 정부가 ‘살인자’로 결론짓고 판문점을 통해 강제 북송한 북한 어민 2명이 타고 왔던 오징어잡이 선박이 다음날인 8일 동해상에서 북한 측에 인계되고 있다. 통일부 제공

2018년 10월 청와대 국가안보실과 국가정보원의 ‘북방한계선(NLL) 넘은 북한 선박 나포금지’ 지시, 2019년 11월 ‘귀순 어민 강제 북송사건’ 이후 탈북민의 국내 입국이 급감하고, 동·서해에서 NLL을 넘는 북한 선박이 급증했다.

문재인 정부가 북한 눈치보기를 한다는 인식이 퍼지면서 중국 등에 머물던 탈북민들은 북송을 우려해 한국행을 피했고, 북한군이 관리하는 어선들은 대거 NLL을 넘어와 불법조업을 한 것이다.

15일 통일부 등에 따르면, 2015년부터 2019년까지 5년간 1000명대를 유지하던 탈북민 입국자 수는 2020년 들어 229명으로 급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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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초부터 확산하기 시작한 코로나19 여파도 있지만 2019년 강제 북송당한 귀순 어민들의 즉결 처형 사실이 중국 등 국외 탈북민 사회에 전파되며 국내 입국 시도가 급감한 탓도 크다. 탈북민 사회에 정통한 소식통에 따르면 북에 돌려보내진 귀순 어민은 조국반역죄 등 죄명으로 처형된 것으로 전해진다. 이에 문 정부가 북한 인권 문제의 심각성과 국제법 준수 의무 등은 외면한 채 남북관계 진전만 중시해 귀순 어민을 북한 체제 선전의 희생양으로 만들었다는 비판이 나온다.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따르면, 유엔 인권최고대표사무소(OHCHR)는 이날 그동안 귀순 어민 북송 사건과 관련해 문 정부에 문제를 제기해왔음을 강조하면서 “북송 과정에 대한 진상 규명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외교부는 유엔에 대한 답변이 부실했었다는 지적에 대해 “국제인권규범 기준에 비추어 답변이 부족하거나 부적절한 내용을 포함한 것은 사실”이라고 유감을 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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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국정원 지시로 작성된 NLL 월선 선박 나포금지 매뉴얼의 경우 문 정부가 사실상 북한군 외화벌이를 지원해준 것이란 비판도 나온다. 합동참모본부가 신원식 국민의힘 의원 측에 제출한 ‘북한 선박 NLL 월선 현황’ 자료에 따르면 국정원 매뉴얼이 작성된 다음 해인 2019년 우리 해군·해경 함정이 NLL 이북으로 퇴거 조치한 북한 유인어선은 390여 척이다. 이는 전년(50척) 대비 8배 가까이로 급증한 수치다. 북한군이 자금 마련을 위해 대부분의 어선을 관리한다는 점에서 정부가 사실상 북한군 자금을 지원한 셈이다. 당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어획량 확보 지시로 NLL을 넘어와 조업하는 북한 어선이 상당했다는 점에서 문 정부가 북측 요청으로 매뉴얼을 작성한 것 아니냐는 의혹마저 나온다.

한편 귀순 어민 강제 북송 사건 등과 관련한 검찰 수사가 진행되는 상황에서 수사대상인 서훈 전 국가안보실장뿐 아니라 김연철 전 통일부 장관도 미국에 체류 중인 사실이 파악됐다. 특히 김 전 장관의 경우 이번 사건과 관련해 시민 단체에 고발당한 뒤 출국해 수사를 피하려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김유진 기자 klu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