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원 압수물 자료분석
내부공모자 여부도 수사

검찰이 ‘서해 공무원 피격 사건’과 ‘귀순 어민 강제북송 사건’ 관련 국가정보원 압수수색을 통해 확보한 자료 분석에 들어갔다. 검찰은 압수물 분석과 동시에 국정원 고발장 등을 통해 박지원·서훈 전 국정원장 시절 각각 비서실장과 제3차장 등 내부 공모자가 있었을 것으로 판단, 관련자 소환 조사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14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공공수사1부(부장 이희동)와 공공수사3부(부장 이준범)는 전날 오후 확보한 국정원 압수물 분석에 들어갔다. 검찰의 압수수색은 영장 발부와 거의 동시에 이뤄진 것으로 전해졌다. 전날 압수수색은 검찰 협조 요청에 국정원으로부터 자료를 건네받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서해 공무원 피격 사건을 수사 중인 공공수사1부는 전날 압수수색에서 박 전 원장 지시로 삭제됐다고 의심받는 첩보 보고서를 우선순위로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정원 고발장에는 당시 박 전 원장의 비서실장 A 씨가 개입한 정황도 담겼다고 한다. 다만 국정원이 A 씨를 고발장에 피고발인으로 명시적으로 적시하지는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박 전 원장이 관련 혐의를 강하게 부인하고 있는 만큼 검찰은 압수물을 토대로 2019년 9월 북한군에 피살된 이대준 씨를 ‘월북’으로 몰고 가기 위해 자료 삭제가 이뤄졌는지 따질 예정이다.

검찰은 귀순 어민 강제북송 사건과 관련 통일부 등을 상대로 추가 압수수색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앙지검 공공수사3부는 국정원이 귀순 어민의 살인 혐의 관련 어선 현장조사 계획을 수립한 보고서와 윗선 지시로 조사가 무산됐다는 의혹을 중심으로 압수물을 선별, 분석할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국정원 고발장에 서 전 원장 지시로 강제북송 사건 관련 통일부 보고서 내용 일부가 삭제된 정황이 담긴 만큼 통일부 대상 강제수사에도 나설 전망이다. 구체적으로 국정원은 서 전 원장 외에도 김준환 전 3차장(현 코트라 상임감사)도 피고발인으로 명시했다.

윤정선·김규태·장서우 기자 wowjota@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