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헌 가능성 심리 가능”

이종석 헌법재판관이 12일 국민의힘이 청구한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법안 권한쟁의 심판 공개 변론에서 더불어민주당 소속이었던 민형배 의원의 ‘위장 탈당’에 대해 “국회의 자율권을 보장해야 하지만 헌법이나 법률을 명백히 위반한 경우에는 (법안을) 무효로 할 수 있다는 의견이 있다”며 절차 위반으로 인한 위헌 가능성을 심리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13일 법조계에 따르면 이 재판관은 전날 법정에서 이같이 밝히며 “(국회법상 절차를) 명백히 위반해도 존중돼야 하는가”라고 피청구인 측에 질의했다. 국회의장 등 피청구인 측은 “국회의원의 활동이 헌법과 법률에 위배돼선 안 된다”면서도 “위배되지 않은 행위에 대해선 함부로 사법 심사의 대상이 되거나 옳고 그름을 심리해선 안 된다”고 했다. 한 법조계 관계자는 “중차대한 절차적 위법이 있다면 헌재가 (법안에 대해) 위헌 여부를 판단할 수 있다는 뜻을 밝힌 것”이라고 했다.

재판관들은 국회 상임위원회의 안건조정위원회를 민주당이 17분 만에 강제 종료시킨 부분이 절차적 위반에 해당하는지 질문을 쏟아냈다. 이 재판관은 “국회의원의 자유위임 원칙이 존중돼야 한다고 할 경우, 의사결정이나 행위가 헌법과 법률에 위반돼도 괜찮으냐”고 질의했다. 피청구인 측은 탈당한 민 의원을 조정위원으로 선임한 건 법에 어긋나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민 의원의 자유에 따른 판단과 당의 전략적 선택을 법으로 의율(擬律)할 수 없다는 논리다. 이미선 재판관은 위장 탈당 사태에 대해 “민 의원의 탈당 이유는 뭔지, 복당 신청에 대해서도 말해달라”고 물었다.

헌재는 이날 공개변론을 끝으로 선고 준비 절차에 들어가며, 법무부에서 제기한 권한쟁의심판청구 관련 공개변론도 조만간 열 방침이다.

김규태 기자 kgt90@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