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제원 “한번 형제는 영원한 형제” 했는데…권성동과 ‘민들레’ 이어 다시 갈등 주목

여당 진로 놓고 이견 가능성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의 당원권 6개월 정지 후 ‘국민의힘 호’(號)의 진로를 두고 권성동 당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와 장제원 의원 간 이견이 수면 위로 드러나고 있다. 장 의원이 참여하려 했던 여당 내 공부모임 ‘민들레’(민심 들어볼래)의 발족을 권 원내대표가 막은 뒤 재차 갈등이 불거진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친윤(친윤석열)계 핵심 인사로 분류되는 두 사람의 갈등 배경에는 결국 윤석열 정부를 성공으로 이끌기 위한 여당의 역할에 대한 이견이 깔려 있어 앞으로도 갈등 양상이 재차 불거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한 여권 관계자는 13일 문화일보와 통화에서 “장 의원이 지역에 머물면서 권 원내대표의 직무대행 체제를 확정 짓는 의원총회에 참석하지 않는 등 (당 수습 국면에) 한발 물러서 있는 것은 이 대표와 껄끄러운 관계로 인한 불필요한 오해를 피하기 위해서이기도 하지만 권 원내대표에 대한 불만도 깔려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권 원내대표는 이 대표에 대한 징계 이후 당 사무처의 유권해석을 빌려 자신의 역할을 임시 전당대회 수순으로 가는 ‘권한대행’ 대신 ‘직무대행’으로 빠르게 정리했다. 또 윤석열 대통령과의 회동, 당 의총을 거치며 이 같은 판단에 대해 발 빠르게 여권 내 전반적인 합의를 끌어냈다는 평가도 나온다. 하지만 장 의원을 포함한 중진 의원들 사이에서는 여전히 이 대표의 거취를 확실히 정리한 뒤 임시 전대를 통해 새 대표의 ‘리더십’으로 국면을 확실히 전환해야 한다는 주장도 만만치 않다. 한 국민의힘 의원은 “이 대표에 대한 경찰 조사 등 상황이 급변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두 사람은 지난 민들레 모임을 둘러싼 충돌을 염두에 둔 듯 직접적인 충돌 양상은 피하는 모양새다. 권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기자들과 만나 “장 의원과 나의 관계에 대해 지나치게 추측이 난무하는 것 같다”며 “잘 지내고 있다”고 밝혔다. 앞서 민들레 모임을 두고 권 원내대표는 공개적으로 반대 입장을 밝혔고 결국 장 의원이 모임에 참여하지 않는 것으로 한발 물러섰다. 당시 장 의원은 페이스북에 ‘A brother is a brother’(한번 형제는 영원한 형제다)라고 올리며 “윤석열 정권에서 성동이 형과 갈등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민병기 기자 mingming@munhwa.com